삼계탕용 '왕메추리' 아시나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은 북으로부터 '륙륙날개탕'이라는 음식을 대접받았다고 전해진다. 이는 다름 아닌 메추리음식이다.

의령군 사람들도 메추리 이야기를 종종 한다. 화정면 상일리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특이한 '메추리농장'이 있다. '의령메추리농장'을 운영하는 류배현(57) 씨는 수년간 연구 끝에 올해 4월 '왕메추리'라는 것을 상품으로 내놓았다.

류배현 씨./박민국 기자

"양산에서 15년 정도 메추리농장을 했습니다. 일반 메추리는 알을 목적으로 생산하죠. 고기로는 영양가는 많은데 양이 적어 식용으로 인기가 없는 거죠. 그래서 메추리 크기를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죠. 좀 넓은 터를 물색하던 중 2004년 아내 고향인 이곳 의령에 정착했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왕메추리 연구를 했습니다."

몇 년 간 실험 끝에 크기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기 질이 뻣뻣했다. 그러다 올해 맛에서도 만족스러운 상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왕메추리는 일반 것보다 3배 정도 크다. 구이·불고기·탕수육·떡갈비·훈제로도 가능하지만, 류 씨는 특히 삼계탕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왕메추리는 삼계탕과 맛이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양이 일반 삼계탕은 350g 정도인데, 왕메추리 삼계탕은 250g입니다. 요즘 식당에서는 반계탕도 많이 내놓잖아요. 이보다 조금 많고 일반 삼계탕보다 조금 적죠. 상품으로서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곳 농장은 일반메추리 45만 마리·왕메추리 7만 마리 규모이며, 자체 부화장도 완비해 놓고 있다.

"법인 아닌 개인이 하는 것으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입니다. 특히 전국 150여 농가 가운데 왕메추리 생산은 유일하지요. 현재는 온라인 및 방문을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어 앞으로 유통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좀 더 완벽한 맛을 내기 위한 연구도 이어가야죠."

의령군은 왕메추리를 지역 특식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두고 있기도 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