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일정, 한 팀은 '휴식'…NC '휴식 뒤' 롯데전만 5차례

9개 구단 체제로 처음 열리는 내년 시즌 프로야구 일정을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롯데는 내년 일정에서 휴식을 취한 팀과 12차례나 맞붙는 일정이 나오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 항의까지 했다.

지난 3일 롯데는 사흘 이상 휴식을 취한 팀과 무려 12번이나 맞대결하게 돼 성적에 크게 지장을 받는다며 KBO에 공정성을 따지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일부 구단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롯데 말고 다른 구단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KBO 차원에서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3 시즌 일정 문제는 6일 열리는 단장회의에서 조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4일 열린 2012 일구상 시상식에서 NC 김경문(오른쪽)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무엇이 문제인가? = KBO는 지난달 30일 2013 시즌 프로야구 일정을 발표했다. 사상 처음으로 9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한 팀은 필연적으로 3연전을 쉴 수밖에 없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까지 겹치면 최장 4일까지 쉬게 된다.

문제는 직전 3연전 시리즈를 쉰 팀과 맞붙는 팀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3연전을 쉰 팀은 이어진 3연전에서 1, 2, 3 선발을 포함해 불펜진까지 차례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3연전을 치른 팀보다 투수 싸움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SK가 3연전을 쉬는 일정이라면 앞선 경기에서 제1선발 김광현을 투입하고, 3∼4일을 쉬고 이어진 다음 3연전에서도 김광현이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 일정상 각 팀의 에이스가 '2경기 연속 선발등판'하는 진풍경도 나올 수 있다.

KBO가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 주말 잠실과 사직 경기를 집중 편성한 탓에 롯데는 총 12차례나 3연전을 쉰 팀과 맞붙게 됐다.

한화는 8번, NC는 7번, LG와 넥센은 4번씩이고,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은 단 1차례에 불과하다.

롯데는 또 3연전을 쉴 팀과 맞붙는 대진까지 포함하면 15번으로 19번의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3연전을 쉴 팀과 붙으면 상대팀이 불펜 총력전을 펼칠 수 있어 쉰 팀과 대결만큼이나 어려움이 예상된다.

롯데의 어필에는 분명 수긍 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KBO가 수정안을 내더라도 모든 팀에 공평한 결과는 나오기 힘들다. 홀수 구단 체제에서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NC의 득실은? = NC는 내년 시즌 3연전을 쉰 팀과 총 7차례 맞붙는다. 12번인 롯데보다는 유리하지만, 8회인 한화, 7차례인 두산과 같을 정도로 그다지 유리한 입장은 아니다. 가뜩이나 전력이 약한 것으로 분석되는 NC 입장에서는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일정은 불리하지만, NC로서는 신생팀 특혜로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를 3명이나 가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5선발 로테이션으로 진행된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확실한 에이스급 3명이 있는 팀이 유리해진다.

이에 따라 NC로선 내년 외국인 농사 결과가 시즌을 좌우할 만큼 비중이 커지게 됐다. 휴식일 전후에 외국인 3인방을 집중적으로 등판시켜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NC가 나이트(넥센), 탈보트(삼성) 급의 외국인 투수 영입에 성공한다면 이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기대했던 4할 승률 이상이 보장될 수도 있어 보인다.

또한 NC는 각각 6차례에 걸쳐 최장 4일에서 짧게는 이틀간의 휴식을 얻는 것도 호재다. 경기 경험이 부족한 NC 입장에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찾아오는 휴식일에 체력적인 부분을 재정비할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 일정에서 NC가 가장 반가워하는 부분은 롯데와 지역라이벌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점이다.

NC는 롯데와 총 7번의 시리즈를 치르는데, 이 가운데 5번이 NC가 휴식을 취한 뒤 롯데와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NC는 5차례 롯데와 시리즈에서 1, 2, 3선발과 필승 계투조를 모두 투입할 수 있어 승리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롯데가 '(KBO가) 신생팀 NC를 너무 밀어주는 것 아닌가' 볼멘소리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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