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알리미 공개, 500만 원 넘어…"유치원비에 등골 휜다"

사립유치원에 한 해 지불하는 교육비가 국·공립대 대학등록금 수준과 맞먹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유치원 알리미(http://e-childschoolinfo.mest.go.kr)를 통해 유치원비와 교원현황, 급식·위생관리 등 총 11개 분야를 공개한 결과 도내 학부모들이 사립유치원에 지불하는 연간 경비가 500만 원을 웃돌았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했다. 입학경비를 포함한 사립유치원비가 만 3세부터 5세까지 529만~543만 원 수준이었고, 서울이 가장 비쌌다.

자료에서 교과부는 유치원의 교육과정 교육비와 방과후 과정 교육비를 합해 '유치원비'로 통칭했다. 이에 따르면 도내 국·공립과 사립유치원 666개 평균 원비는 매달 만3세 19만 2865원, 만4세 21만 3949원, 만5세 19만 707원이었다. 1년에 한 번 내는 입학경비는 만3세 5만 4867원, 만4세 5만 7587원, 만5세 5만 7522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비 간 격차는 컸다. 유치원 알리미에 따르면 입학금을 포함 도내 국·공립유치원 보육료는 연간 100만 원 안팎이었다. 만3세 약 77만 원(원비 6만 4602원, 입학금 1869원), 만4세 약 105만 원(원비 8만 7714원, 입학금 3301원), 만5세 약 77만 2000원(원비 6만 4065원, 입학금 3301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립유치원비는 연간 500만 원을 넘었다. 이는 국공립대학교 등록금(올해 2월 기준 국공립대 415만 원)보다 비싼 것이다. 만3세 약 508만 원(원비 41만 1850원, 입학금 14만 5351원), 만4세 약 530만 원(원비 42만 9471원, 입학금 15만 270원), 만5세 약 529만 원(원비 42만 8585원, 입학금 15만 95원)으로 조사됐다.

이런 실정 속에서 5살(만 3세) 자녀를 둔 주부 이모(32·창원시 의창구) 씨는 올해 지금까지 유치원 보육료(교육비)로 300만 원 가까이 지출했다. 올해 초 입학할 때 교재비와 식대 등을 포함해 100만 원을 냈고, 2학기 때 60만 원을 추가로 냈다. 매달 유치원 원비만 9만 3000원 정도다.

이 씨는 "엄마들 사이에서 시설과 교육 환경이 좋다고 소문난 사립유치원에 보낸다. 추첨을 통해 입학할 만큼 인기가 좋다. 정부로부터 보육료를 일부 지원받기는 하지만 교육비가 너무 비싸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원받지 못하는 부모는 매달 27만 원을 내야 한다. 유치원비 때문에 등골이 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병설유치원 대기자라는 김모(38·진주시) 씨는 "국공립유치원은 입학금도 없고 방과후교육비도 3만~5만 원 선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녀를 많이 낳으라고 정부는 말하지만 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앞으로 정부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시행하는 영유아 무상보육 정책은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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