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

매년 9월 중순경 함양시장에서 구경할 수 있는 게 바로 송이버섯이다. 비싸서 함부로 살 요량을 못할 정도지만 이맘 때 오며가며 ‘이리 귀한 것’ 눈요기할 수 있다.

함양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함양 자연산 송이는 일교차가 심하고 풍부한 일조량으로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자라 맛과 향이 우수하여 저장성이 강한 장점으로 최고의 가격으로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송이버섯 생산지를 흔히들 경북 봉화나 강원도를 생각하지만 높은 산이 많은 함양을 생각하자면 틀림없는 사실일 것 같다.

동의보감에서도 버섯 중에 으뜸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예로부터 송이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비만 예방, 성인병에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민 D가 풍부하여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송이는 수분 함량이 90%를 약간 밑돌며, 단백질이 2.0%, 지방 0.5%, 탄수화물 6.7%, 섬유 0.8%이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포함되어 있다.

시장길목에서 만난 귀한 송이버섯 / 권영란기자

함양군에서 송이 주산지역은 백전면, 병곡면, 서하면, 서상면이다. 전문 채취꾼이 캔 품질 좋은 것들은 함양산림조합에서 입찰하고 있단다.

서민들은 맛도 못보는 ‘고가’이다. 그래도 이맘때 함양중앙시장 장날이면, 함양중앙시장 길목에 앉은 자연산 송이가 눈에 확 들어온다. 허리 꼬부장한 할매·할배들이 신문지에 조심조심 싸서 다칠세라 내놓는 ‘자식새끼 같은 것들’이다. 장보러 나온 중년 아지매는 그걸 또 흥정해서 그 집 가장이나 수험생에게 꿀에 잰 송이를 보약처럼 두고두고 먹이겠지.

산양삼

몇 년 전부터 함양군은 산양삼을 특화하고 있다. 함양군 면적의 78%가 산인 걸 생각한다면 함양군이 산양삼은 주력하는 것에 쉽게 수긍이 된다.

산삼은 새가 삼 씨앗을 먹고 배설물을 산에 배출해 자란 것이고 산양삼은 해발 700~800m의 높은 산에 사람이 손으로 씨앗을 옮겨 심고 자연적으로 키운 것을 말한다.

상품화되는 6년산 산양삼의 가격은 최소 4만~5만 원이다. 대부분 농가에서는 소매상에 납품을 하기보다 직거래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품질 좋은 산양삼을 사려면 8월 말 삼양삼축제 기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산삼꽃이 열매를 맺고 있다

함양중앙시장에서 산양삼을 쉽게 구경할 수는 없었다. 이미 철이 지나 산양삼은 지금쯤이면 제 땅에서 붉은 열매를 단단하게 키울 무렵인 것이다. 제 철 일지라도 함양중앙시장에서 산양삼을 구입하려면 시장 안에 있는 한일상회 등 약초상회를 찾아가야 한다.

“산양삼은 향기가 약이다”
하종회 함양농업기술센터 소장

하종회 / 권영란기자

“함양에서 나는 산양삼은 ‘향기’만 맡아보면 턱허니 압니다. ‘향기’ 자체가 약이니까요. 밭에 재배하는 삼은 향기가 없어요.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돼요.”

함양중앙시장 근처 식당에서 만난 하종회(함양농업기술센터) 소장의 말이다. 함양군의 특화작물은 산양삼, 오미자, 두릅 등 토종약초들이다. 그 중에서 하 소장은 단연 ‘산양삼’을 꼽았다. 그는 2004년부터 시작한 함양군의 산양삼 육성사업의 결과물이 지난 7월 마지막 주간에 열렸던 ‘산양삼축제’라고 말했다. 또 함양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이 여럿에다 높은 지대에 있어 삼을 재배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라 했다.

“물론 해발이 높다고 다 잘 되는 건 아닙니다. 삼을 육성재배하는 건 결국은 ‘온도 차이’거든요. 그렇다고 최적의 환경이라 해서 방심하면 안 되지요. 환경조건이 좋으면 작물 특성상 약성을 키우지 않아요.”

하 소장의 함양 산양삼 자랑은 점심 식사 중간에 숟가락을 놓고 계속 이어졌다. 함양 토박이로 함양군 농업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그의 오랜 식견이기도 했다.

그는 작물 특성상 무조건 최적의 환경조건을 만들어 주는 게 ‘최고’는 아니라고 했다. 좀 더 치밀한 재배기술의 노하우어가 있었다. 그는 약초나 약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두릅, 고사리 등 산이나 들에서 나는 게 모두 다 약초라는 게 하 소장의 지론이었다.

“함양에서 나는 약초들은 특성화, 소득화 사업 품목입니다. 중국산이 유입되고 또 약초는 기계화가 어려워 일손이 많이 들어 소득화가 힘들어요. 하지만 우리 함양은 대량보다 품질에 우선합니다. 우리 함양의 토종약초시장은 ‘작지만 강한 시장’이라 할 수 있어요.”

함양군의 산양삼 농가는 전 지역에 분포되어 있고 현재 650농가가 집중하고 있다.

“2003년인가, 그때는 전부 옮겨심었지요. 그때 심은 산양삼 수확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65억 원의 소득을 올렸어요.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2014년도부터는 얼추 250여 억 원의 소득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산양삼생산이력제는 함양군에서 자랑하는 생산시스템이다.

“생산지 토양검사부터 종자, 묘삼 등을 주기적으로 잔류농약검사와 생육상태를 관리해 최고품의 산양삼을 생산하는 시스템입니다. 소비자가 인터넷상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하 소장은 산양삼의 효능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산양삼은 원기를 북돋워주고 두뇌활동과 정신력을 활발하게 합니다. 각종 성인병 예방과 정력부진 및 갱년기 장애 해소에도 아주 좋다고 하는데, 여러 말 할 것 없이 산양삼 향기만 맡아보면 그게 ‘진짜 보약’인 걸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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