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환경 요인 기관지 이상 일으켜…격렬한 운동 자제하고 과식 피해야

"콜록 콜록." 기침이 나서 감기인 줄 알았다. 1주일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고 참았다. "코올록 코올록."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심한 기침 가래가 나왔다. 감기 치고는 증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한 회사원 안나영(30) 씨는 병원을 찾았다. "알레르기 천식입니다." 그저 감기라고 생각했던 만성기침이 알레르기 천식에 따른 증상이었다.

요즘 아침저녁 큰 일교차로 기침이 잦아진 사람이 많다. 그런데 안 씨처럼 가벼운 감기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간 '큰 코' 다친다. 특히 2주가 넘도록 기침을 하거나, 목에 가래가 걸린 듯 답답하고 호흡곤란이 일어난다면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천식은 폐와 기관지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암이나 위암, 유방암보다 천식을 더 많이 앓고 있고,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이 천식으로 나타났다. 천식은 세계적으로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흔한 질병으로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약 5~10%가 천식환자로 추정된다.

   

그럼 천식은 왜 걸리는 걸까. 삼성창원병원 호흡기내과 김정은 교수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 가족 중에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산업화 탓인 각종 공해와 흡연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기관지에 이상이 생긴다"고 밝혔다. 천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물질(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과 비듬 등)도 천식의 원인이 된다.

김 교수는 "천식은 감기를 비롯한 다른 호흡기질환과 구별하기 쉽지 않으니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천식은 호흡곤란과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주로 나타나며 이런 증상들은 주로 밤이나, 새벽, 운동 후 나빠지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감기,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대기오염, 흡연 등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한다.

김정은 교수는 "천식이라고 하면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 호흡에 곤란함을 느낀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 없이 단지 기침만 계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기침이형 천식'이라고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천식 증상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고 자주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니 간과하면 안 된다.

그럼 천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김 교수는 "천식조절제와 증상완화제가 있다. 천식조절제는 증상완화제보다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 천식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천식이 심할 때 증상완화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천식조절제 없이 증상완화제만 사용하면 도리어 천식이 악화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홈페이지에 보면 천식 흡입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에 대한 동영상이 있으니 꼭 참고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흡입기를 잘못 사용하면 약효가 떨어지고 오히려 목이 쉬거나 입맛이 떨어지니 제대로 사용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천식은 만성적인 기도의 염증성 질환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해아 한다. 증상이 갑자기 호전됐다고 해서 마음대로 약을 끊거나, 빨리 낫겠다고 천식조절제만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천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피하려면 감기, 담배연기, 매연, 찬 공기 등 기후적인 요소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피하는 게 좋다. 특히 대기에 있는 알레르겐(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피해야 한다. 진드기나 먼지가 축적되지 않는 가구를 쓰거나 효과적인 청소방법을 사용하는 게 현명하다.

운동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달리기, 축구 등 격렬한 운동보다는 수영과 같이 습한 조건에서 운동할 때 천식 증상이 드물게 발생한다.

날씨가 너무 춥거나 건조할 때는 운동을 되도록 자제하고, 하더라도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하고 시작하는 게 좋다. 천식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식이요법인데 과식과 맥주나 포도주 등에 들어 있는 아황산염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삼성창원병원 호흡기내과 김정은 교수

<천식 예방 방법>

1. 금연을 한다.

2. 서늘하고 건조하게 실내를 유지한다.

3. 천으로 된 침구류는 주 1회 정도 섭씨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

4. 카펫과 천소파, 커튼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5. 바퀴벌레와 곰팡이를 없앤다.

6. 집안에서 털이 있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7. 꽃가루에 과민한 사람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창문을 닫는다.

8.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 후 손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

9. 인플루엔자 독감 예방접종을 한다.

10. 심리적인 충격을 받으면 천식발작이 생길 수 있으니 심적 여유를 갖고 평온한 생활을 한다.

/자료 제공 (사)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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