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읍내시장 명물 ‘재첩국’ 한다사재첩식당 주인 이삼임(67) 씨

“읍내시장 근처에서 재첩국 제일 잘 하는 데가 어딥니꺼?”

하동읍내시장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무턱대고 길 가는 두엇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당연히 이미 알려진 식당 이름들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사전 조사에서 전혀 나오지
않은 이름이었다.

“한다사 식당 아이가.”

“한다사라고예?”

한다사는 하동군의 옛 이름이었다. 넓디넓은 섬진강 백사장을 생각하면 된다.

“그게가 어딘데예?”

한다사재첩 골목길

물어물어 찾아간 한다사 재첩식당은 읍내시장 축협 뒤 골목길에 있었다. 외지인이나 관광객이 단번에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섬진강재첩만 팝니다. 아니면 벌금 500배’라는 문구가 출입문 앞에 떡하니 붙어있다. 안에 들어서니 탁자는 2개뿐이다. 주인 이삼임(67) 씨는 다 저녁때에 찾아온 손님을 난처하다 듯이 웃으며 바라보았다.

“재첩국 먹을라꼬예. 지금 되지예?”

“저녁에는 안 하는데 찾아온 손님이니 할 수 없지예.”

“사람들이 이리로 가라던데, 그라모는 아침 점심에만 합니꺼?”

“요즘은 택배나 사러오는 사람들을 많이 받꼬 아침부터 그냥 되는 대로 받아예.”

이삼임 아주머니는 식당을 한 지 32년여 된다고 했다. 처음엔 화개에서 8년, 그 다음 시장 안에서 12년. 시장 안쪽에 있다가 지금 이곳으로 옮긴지가 12년 정도 된다 했다. 60살 되어서는 안하다가 노는 것도 재미없어 다시 일하고 있다 했다. 얘기를 나누는데, 60이 다 된 아주머니가 들어선다.

“오늘 좀 부쳐줘요? 2되짜리는 우찌 부쳐줍니까.”
한 되에 1만 5천원, 두 되에 3만원이고 택배비를 따로 받는단다.

“지금은 1말 7만 5천원인데 작년에는 13~14만원이나 했어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 떠내려가 최저 생산이었고 올해는 가장 많이 난다데.”

주문을 받은 이삼임 씨는 주소를 받아적고 택배 부칠 준비를 서두른다. 뒤에다 대고 요즘 중국 재첩이 많이 들어온다는데 어떻게 섬진강재첩인 줄 아냐고 물어보았다.

   

“다 알지예. 근데 안 삶았을 때는 아는데 삶으면 모린다예. 거다주는 사람 있고, 잡는 사람 다 따로 있어예. 동네별로 다 있는데 하동 사람이라고 하동재첩 잡을 수 없지예. 검은 색깔에 노릿한 빛이 나는 게 맛있는데 민물 것은 노릿한 빛이 많이 나예. 중국 것은 줄이 가고 색깔도 흐릿하다. 민물 것보다 약간 바닷물에 있는 게 더 맛있어.”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끊어질 듯 계속 이어졌다. 한 평생 해 온 일에 할 말은 얼마나 많을까 싶었다.

“팔팔 끓일 때 한참에 12말씩 끓인다예. 한 번 끓일 때 두 솥을 항꾸내 끓이는데 한참 되지예. 끓으면 물 붓고, 다시 젓고 그렇게 계속 해예. 껍데기에 알이 안 붙어있으면 다 된 기라예. 철 되면 자기 집 것 딱 주문하는 사람이 있어예. 팩으로도 파는데 1팩이 4천원(2인용)이라예.”

한다사 재첩식당은 섬진교에서 목도마을 사이에 나는 재첩만 사고 그걸로 끓인다고 한다.

한다사재첩 이삼임

“그 사이에 것이 젤로 맛나. 누가 어디서 재첩 캐는지 다 알지. 보명 딱 알제. 4월부터 6월, 9월부터 11월 재첩 삶는데, 삶을 때는 아들네는 물론이고 놉을 대지.”

한다사 재첩국을 두고 왜 하동에 사는 사람들이 ‘진짜배기’라는지 알 것도 같았다. 이삼임 씨는 실제로 진짜배기만 쓰고 있으니 말이다.

“진짜배기에다 맛있는 재첩을 살려면 이쪽으로 와야지라며 기사들이 여게 보내버리거든. 송림 놀러갔다가 근처 식당 가서 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요게로 가라더라며 뺑뺑 찾아오는 기라. 주차장 기사들, 상인들이 다 우리집에 가란다. 그 사람들한테 난 아무 말 안 했지. 인자는 아침장사만 한다. 팜서 끓임서롱…. 사 가는 건 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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