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를 걱정하는 소리가 날로 높아 가고 있다. 지난해는 대학수학능력고사의 난이도 가 너무 낮아 여론의 집중공격을 받더니, 올해는 난이도가 너무 높아 말들이 많다. 올해부터 시행한 대학 수시모집이나 합격자발표시기 문제로 시비가 그치지 않고 있는가하면 교육부가 수능 총점을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렇게 수학능력고사 문제로 시비가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완상 교육부장관이 “앞으로 교육부 차원의 일률적인 보충수업을 금지하기보다는 시.도 교육감이 지역 사정을 감안해 결정하도록 위임할 예정” 이라고 밝혀 교원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진학지도 자료 활용을 위해 전국 단위의 고교 학력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건의했다는 소식이다.
교육문제의 해결은 시급하고도 절실하다. 그러나 교육의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 문제의 원 인을 찾아 개선하기는커녕 보충수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시.도교육감은 학력검사까지 다시 시도하겠다니 말문이 막힌다. 교육부장관이나 학교장이 교육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할 망정, 교육을 위기로 몰아갈 입시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늘날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고사 난이도나 수시모집 문제는 보충수업이나 학력고사를 실시하지 않아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다.
교육위기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일류대학에 있다. 일류대학을 두고 장관이 바뀔 때마 다 입시제도를 바꾸고 교육과정을 바꾸지만 결과는 뻔한 일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없 는 문제를 출제해 족집게처럼 맞추면 유능하고 우수한 학생이 되는 것이 우리의 수능고사 다. 교육과정을 팽개치고 시험문제 풀이에 모든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오늘날 인문계 교육 이다. 특기적성교육을 해서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할 때는 언제고 학부모들 의 반발이 심하니까 그 지탄이 무서워 시.도 교육감이 지역 사정을 감안해 보충수업을 결 정하도록 위임하겠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수능문제는 저절로 풀린다. ‘보충수업 허용’이나 ‘학력고사 실시’는 위기극복의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위기를 앞당기는 입시강화 대책이다. 교육의 책임을 맡은 사람들의 위기진단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지 않는 한 교육문제의 해법은 없다. 교육부 장관은 학력고사나 보충수업을 부활시켜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전락시킬 것이 아니라 교육을 살릴 근본대책부터 마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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