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돌 위 널돌 담장, 선조 지혜 그대로"

'마을 옛 담장'이 전국에 여럿 있긴 하지만 '고성 학동마을 옛 담장'은 좀 특별나 보인다.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 917-1번지 일원에 자리하고 있는데, 지난 2006년 국가등록문화재 제258호로 지정됐다.

이곳 담장은 두께 2~3cm 되는 납작돌을 활용했다. 먼저 0.4~1m가량 납작돌로 쌓고, 그 위는 황토를 함께 섞어 다시 쌓았다. 그리고는 맨 위에 좀 더 큰 널돌을 올려놓았다. 고르지 못한 시루떡을 차곡차곡 쌓은 듯한 느낌에 정감이 간다.

최형림(67) 할아버지를 비롯한 주민은 마을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전주 최씨 집성촌이야. 문중 종택은 300년 넘었지. 돌담에 쌓은 납작돌은 마을 뒷산에 있는 것 캐와 쌓은 거야. 비 내리면 황토가 쓸려갈까 봐 아래는 납작돌만 쌓았고, 맨 위 널돌도 빗줄기로부터 담장을 보호하는거지. 지혜가 다 담겨있지."

학동마을 주민들./박민국 기자

마을 뒷산(수태산)에서 가져온 납작 돌 모두 자연 그대로라는 게 놀랍다. 퇴적층이 발달한 고성이기에 가능한 듯싶다.

몇몇 규모있는 고가 담장에는 사람 머리보다 조금 크고 네모난 구멍이 있다.

"배고픈 사람들 찾아오면 밥 내주는 통로지. 안에 양반들 있으니 발은 들이게 하기 어렵고, 그래도 인심은 베풀겠다는 마음에 식모들이 구멍을 내놓은 거지."

마을 이름이 알려지면서 조용했던 마을이 시끌벅적할 것은 물론일 것이다.

"여기저기서 많이 와. 시끄럽기는 해도 우리 마을 보러 온 사람들인데 싫은 내색 할 수 있나. 아는 것 있으면 알려주고 그러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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