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빨'이라는 말 하지요? 사진이 실물보다 잘 나왔을 때. 가끔 풍경사진을 볼 때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멋진 곳이 막상 실제로 가면 그 느낌이 오지 않을 때 그렇지요. 하기야 사진은 나름대로 찍는 사람들이 예쁜 '각'을 찾아서 그림을 만드는 것이니 눈대중으로 보는 그것과는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밀양 호박소 사진을 볼 때도 사실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상당히 멋진데 실제 가서 봐도 이런 느낌이겠어 그랬지요.

호박소입니다. 당장 발부터 담그고 싶었답니다. /박민국 기자

그런데, 멋졌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굵다고 보기 어려운 물줄기가 어떻게 이렇게 빼어난 웅덩이를 만들어냈을까 싶을 정도로요. 밀양시는 얼음골, 만어사 경석, 표충비를 '밀양 3대 신비'로 내세우지만, 제가 보기에는 호박소도 신비롭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밀양은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풍경이 참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저 물줄기와 긴 세월만으로 이런 풍경을 만들 수 있을까요. 신비로웠습니다. /박민국 기자

호박소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신발부터 벗었습니다. 그리고 양말을 벗고 바지를 접어올려 물에 발을 담궜습니다. 당장 족욕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은 조금 미끌미끌한 느낌이었습니다. 피로가 발끝으로 쏙 빠져나가는 듯했습니다. 호박소 가에서 바로 몇 걸음 앞에는 부표를 띄어놓았습니다. 깊이가 워낙 깊어 못 들어가도록 막아놓은 것이지요. 몇 번이나 헤엄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꾹 참았습니다. 하기야 이곳이 안전하다면 사람들이 여기서만 멱을 감을 듯했습니다.

물길 따라 튜브를 타고 미끄럼을 타는 사람입니다. 저도 해보고 싶었답니다. /박민국 기자

호박소 아래 쪽에는 호박소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몸을 담글만한 웅덩이가 곳곳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쪽에서 물놀이를 즐기더군요. 물길을 따라 바위 위에 튜브를 던지고 미끄럼을 타는 사람들을 보면서 매우 재밌게 보여 흐뭇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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