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우호추진모임 집회 "갈등 넘어 신뢰관계로"

일본인 결혼이주여성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하는 집회를 열었다.

통일교 신자로 일본인 이주여성들의 모임인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회장 고모리 유끼에)은 14일 정오께 창원시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회원 100여 명이 모여 위안부 문제를 사죄했다.

이날 고모리 유끼에 회장은 "아픔의 역사를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일제가) 여성의 삶을 비참하게 짓밟았음에도 외면하고 있다"며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어 신뢰의 한일관계를 열어가야 한다"고 눈물을 보였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의 단체인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회원들이 14일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위안부 문제 등을 사과하는 행사를 열었다.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행사참석자들이 위안부 문제 등에 사과하며 절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에가미 다까꼬 간사는 "우리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의 아내, 며느리, 어머니로서 한국은 또 하나의 고국"이라며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허리 숙여 사죄할 수밖에 없다"고 울먹였다.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에 끌려가 참혹한 일을 당한 고통이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사죄를 해야 한다는 우리 안의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회원들은 정우상가 앞 거리에서 '사죄합니다'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노래를 합창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을 나눠줬다.

1993년부터 한국에서 살기 시작했다는 사토 유까리(여·45·창원시 성산구 외동) 씨는 "일본 교과서에 역사적 진실이 나오지 않아 심각성을 몰랐다"며 "한국에 와서 위안부 문제를 접하고 피해갈 수 없는 잘못임을 알게 됐다"며 허리를 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