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서쪽 최남단인 서포면에는 비토섬을 비롯해 토끼섬·거북섬·목섬이 있습니다.

시에서는 '별주부전 전설의 섬'으로 이름 붙여 이야기 있는 섬으로 만들려 노력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비토섬에서 만난 20대 중반 남성은 "군대 갔다 와 보니 별주부전 섬이 되어 있더라"고 전했습니다.

'별주부전 전설'이 서려있는 비토섬. /박민국 기자

이랬든 저랬든 이들 섬이 담고 있는 '별주부전 전설'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습니다.

거북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간 토끼가 죽을 위기를 극복하고 용케 용궁을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북 등을 타고 오던 토끼는 달빛에 반사된 섬에 잘못 뛰어내려 빠져 죽고, 용왕 벌이 두려웠던 거북 역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서 죽었으며, 남편 토끼를 목 빠지게 기다리던 부인 토끼도 결국 숨을 거뒀다 합니다. 이것이 각각 토끼섬·거북섬·목섬이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남편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부인 토끼상. /남석형 기자

새끼를 안고 남편 기다리는 부인 토끼상이 비토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눈빛을 보면 마음이 짠해지기도 합니다.

시에서는 이와 함께 '용궁밥상'이라는 메뉴를 개발해서 한 횟집을 통해 선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횟집이 쉬는 날 찾은 탓에 그 맛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비토섬 갯벌. /박민국 기자

 

비토섬에서는 굴양식도 많이 합니다. /박민국 기자

비토섬은 '별주부전 전설의 섬'이라는 수식어 없이도 충분히 매력있는 곳입니다. 드넓게 펼쳐진 갯벌 덕입니다. 귀 기울이면 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연이 말을 거는 듯합니다. 찾는 이도 많지 않아 주변으로부터 방해받을 걱정도 없습니다.

'비토섬 갯벌'은 사천 8경 가운데 하나이지만, 여전히 숨겨진 보물 같은 곳입니다.

파란 옷 입은 게가 갯벌에서 얼굴을 내밉니다. /박민국 기자
비토섬 갯벌에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박민국 기자
비토섬 갯벌에 얹어진 작은 배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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