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에 들어서자 '세계최대 약사와불-백천사'라는 푯말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문득 3년 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으로 온 한통의 제보 전화가 떠올랐습니다. 전화해 주신 분은 70대 할머니였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관광버스 대절해 사천 백천사에 갔었다. 그런데 절에 있던 보살이 항아리를 하나 주더라. 또 다른 보살은 쌀을 사라면서 강매하더라. 안 사고 절만 하겠다고 하자 삿대질과 거친 말을 했다. 옆에 있던 비구니까지 가세해 나가라면서 윽박질렀다. 너무 황당했다."

그러면서 "목탁소리 내는 소가 있는데, 목도 좋지 않은 소가 혹사당하는 모습이 너무 불쌍했다"는 말씀도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기억을 안고 백천사를 찾았습니다. 입구에는 평일인데도 관광버스가 여러 대 보였습니다.  

사천시 백천동에 있는 백천사. /박민국 기자

 

경내 대웅전. /박민국 기자

절 안에 들어섰는데 별 달리 우리에게 신경 쓰는 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곳곳에 불전함이 놓여 있었습니다. 포대화상(布袋和尙) 발밑에는 지폐·동전이 수북이 놓여있기도 했습니다. 경내에는 납골당도 있었습니다.

곳곳에 불전함이 놓여있다. /남석형 기자

  

   

 

   

목탁소리 내는 소인 '우보살'로 향했습니다. 과연 '톡~톡~톡' 하며 목탁소리를 냈습니다. 신기하기는 했습니다만, 끊임없이 몰려드는 사람들 앞에서 스트레스받을 마음을 생각하니 안쓰러웠습니다.

목탁소리 내는 소. /남석형 기자

이곳 사천 사람들이 "굳이 가 볼 것을 권유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던 이유를 생각하며 절을 나섰습니다.

누워있는 불상.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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