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지역을 돌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유적지·먹을거리 같은 것 못지않게 그 지역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람이라는 걸 말입니다.

'경남의 재발견' 취재를 위해 지금까지 함양·통영·양산·거창·사천에 발도장을 찍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천에 대한 기억이 참 좋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분 덕이 큰 듯합니다.

박재삼 문학관에서 만난 장미주(44) 해설사입니다. 

노산공원 안에 있는 박재삼 문학관에서 만난 장미주 해설사. /박민국 기자

이 분은 사천 중에서도 삼천포 출신답게 최소한 삼천포에 관해서만은 구석구석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경남의 재발견' 팀에서 저는 인터뷰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기록하다 보면 귀에 쏙쏙 들어오게 이야기하는 이, 그렇지 못한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미주 해설사는 전자에 해당하는 분이었습니다. 말에 군더더기가 없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쾌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새는가 싶어도 금세 중심을 잡아 애초 말하려던 것으로 되돌릴 줄 알았습니다. 겪었던, 혹은 들었던 일화를 양념으로 넣는 센스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사천, 특히 삼천포에 대해 맛깔스러운 얘기를 들려줍니다. /박민국 기자
   

 

   

은방울자매가 불렀던 '삼천포아가씨'라는 노래가 이 지역 애창곡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이를 놓칠 리 없는 저희는 한 소절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장미주 해설사는 "아, 부끄러운데…"라면서도 이내 콧노래를 들려주며 저희를 열광케 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저희는 노산공원에 있는 '삼천포아가씨 동상'으로 향했습니다. '삼천포 아가씨' 원곡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장미주 해설사 콧노래 여운이 좀 더 오랫동안 머릿속을 감돌았습니다.

노산공원 해안가에 있는 '삼천포아가씨 동상'.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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