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금원산 자연휴양림을 찾았습니다. 고산 분지 지형인 거창은 사방이 산입니다. 그 한쪽은 가야산, 다른 한쪽은 덕유산인데 모두 국립공원입니다.

애써 형용사를 붙일 필요 없이 훌륭한 산세를 끼고 있는 지역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훌륭한 산은 당연히 좋은 숲과 계곡을 끼기 마련입니다. 거창군이 금원산 일대에 조성한 자연휴양림 역시 그런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가 되겠습니다.

금원산 자연휴양림에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계속 올라가면 문바위를 만납니다. 사실, 바위라고 하니까 바위인줄 알지 그냥 보기에는 높은 절벽이었습니다. 바위 밑에 있는 안내를 보면 '단일 바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바위'라고 해놓았습니다. 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그렇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덩치가 컸습니다.

문바위입니다. 이게 바위 하나라고 합니다. /박민국 기자
다른 각도에서 본 문바위입니다. /박민국 기자

문바위를 돌아 조금 올라가면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으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마애삼존불상은 골짜기 큰 바위굴에 새겨진 마애불입니다. 가섭사지 뒤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바위굴을 만나게 되고 바위굴 안으로 이어진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바위 안에 삼존불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침 올라갔을 때는 몇몇 분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요. 옆에 사람이 얼쩡거려도 전혀 신경 쓰지 않더군요.

마애삼존불이 있는 석굴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박민국 기자

삼존불은 중앙에 선 부처가 두 보살을 좌우로 거느린 모양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중앙은 아미타여래, 오른쪽은 관음보살, 왼쪽은 지장보살로 보인다고 하는군요. 삼존불 오른쪽에 새긴 글에는 1111년에 제작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입니다. /박민국 기자

문바위와 삼존불은 고려시대 이 자리에 있었던 절에 들어가 있는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문바위가 일주문 역할을 하고, 마애삼존불이 있는 동굴이 암자 역할을 했겠지요. 1770년대까지 절이 있었다는 곳에는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다만, 석재 몇 개만 볼 수 있습니다.

마애삼존불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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