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고제면은 이른 바 '깡촌'이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교통도 매우 불편했고, 산간지대라 농사 지을 땅도 없어 소득원이라고 할 게 없었습니다. 눈이라도 한 번 내리면 마치 강원도 산간지역처럼 고립된 곳이 되곤 했지요.

그런 고제면에 사과가 들어옵니다. 원래 거창에서 사과농사는 거창읍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사과가 잘 되는 지역이 점점 위쪽으로 옮겨집니다. 그러다가 고제면까지 오지요. 사과는 이곳 농민들에게 훌륭한 소득원이 됐습니다. 중형차 트렁크에 삽을 넣고 다니며 과수원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다는 얘기가 그런 변화를 재밌게 말해줍니다.

거창사과테마파트 입구입니다. /박민국 기자

그러면 고제면에서 사과농사가 시작되면서 기온 변화는 없었을까요.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제면이 워낙 고산지대라 과수원은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지 않고 고제면 산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예전에는 해발 500m에서 과수원을 했다면 지금은 해발 700m에서 재배하는 식입니다. 나중에 또 필요하다면 재배하는 고도를 높이면 되겠지요. 한동안 사과는 고제면을 벗어날 이유가 없을 듯합니다.

거창사과테마파크 꼭대기에 펼쳐진 과수원입니다. /박민국 기자

고제면에는 사과테마파크가 있습니다. 들어가면 다양한 사과품중을 시범 재배하는 과수원이 있고, 공원 위쪽에는 넓게 펼쳐진 과수원이 있습니다. 이곳 공원 안에 과수원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분양도 해준다고 합니다. 주말농장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거창은 일교차가 크고, 지대 자체가 높아 물 피해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과일이 잘 여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지요. 아직은 사과철이 아니라 달린 열매를 보면 매실인지, 사과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만, 사과철이 오면 멋진 볼거리를 제공해줄 듯합니다.

아직 덜 익은 사과입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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