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19암자 가운데 하나인 '백운암'에서는 강아지 세 마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흰 구름 위 암자'라는 뜻을 담고 있는 곳답게 백운암 가는 길은 곧 수행 길이기도 했습니다. 험난한 산길을 1시간여 오른 끝에 백운암에 도착했는데요, 비와 땀으로 범벅된 저희를 반긴 것은 다름 아닌 강아지들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리웠는지, 검은색·갈색 털을 하고 있는 두 녀석이 목줄이 끊어질 태세로 엉겨붙었습니다. 그러다가는 또 새초롬한 표정을 지으며 등 돌리기도 해, 제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좀 지나자 어디선가 덩치 큰 백구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백구는 친구들에게 손대지 말라는 듯 크게 짖으며 위협적인 태세를 보이다, 스님이 진정시키자 살 꼬리 내렸습니다. 

   
 

절에 있는 녀석들이라 먹는 것도 특별할 줄 알았는데, 밥그릇을 보니 시중에 판매하는 애견사료였습니다.

산사에서 지내는 게 이 녀석들에게 복인지, 아님 마음고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애절한 눈빛을 스쳐 본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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