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m 높이에서 양산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일명 '학다리'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마치고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학다리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더군요. 예산 낭비, 전시 행정 표본이라는 질책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보니 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학다리에 대한 언급을 줄이는 수준에서 정리했습니다.

학다리는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도보 전용 다리입니다. 땅에서 다리까지는 완만한 비탈길로 걸어갈 수도 있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다리는 꽤 넓은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만큼 상당히 긴 편인데요. 멀리서 봤을 때 다리를 받치는 기둥 모양이 학을 닮아 '학다리'라고 한답니다. 

아래에서 본 다리 모습입니다. /박민국 기자

제가 학다리에 올랐을 때 좋았던 점 한 가지는 양산천을 길게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양산천이 아주 더러웠을 때를 본 적이 없어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물을 정화하면서 점점 시민과 가까운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 자체는 좋은 시도로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학다리 위에서 그대로 내려다 볼 수 있었지요. 

양산 구름다리(학다리) 가운데 채운 자물쇠입니다. 이렇게라도 사랑을 확인해야겠지요. /박민국 기자

다리 중간 일부는 유리로 된 부분도 있어 물이 그대로 보입니다. 물론 안전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나무로 출렁이게 만든 부분도 있는데요. 저는 전화를 받다가 그 부분을 밟아서 휘청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또 다리 한쪽에는 자물쇠가 채워진 부분도 있는데 열쇠를 하트 모양 상자에 담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명소를 만드는 시도겠지요. 이런 아기자기한 시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양산 구름다리(학다리) 가운데 놓인 하트 모양 상자입니다. 다리에 채운 자물쇠 열쇠를 이곳에 넣더군요. /박민국 기자

지난번 양산 기사에서 양산이 지향할 미래는 지금까지 발전과 더불어 풍부한 자연환경을 잘 어울리게 할 수 있는데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양산천을 그 예로 들었고요. 다리에서 보이는 양산천과 주변이 앞으로 더욱 시민과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구름다리(학다리)에서 내려다 본 양산천. /박민국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