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19암자 가운데 하나인 백운암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암자입니다. 이 백운암만 빼고 통도사 19암자는 모두 차로 갈 수 있습니다.

백운암은 가장 가까이 있는 주차장에서 산길로 0.8km를 올라가야 하는데요. 이 0.8km를 너무 수월하게 생각했습니다. 취재팀은 그래도 통도사 암자를 둘러보는데 산길 좀 걷는다고 백운암을 빼서는 되겠느냐 싶어 과감하게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비가 좀 왔지만 한 손에 우산을 들고, 800m 쯤이야 하면서 말이지요. 

백운암까지 0.8km, 이 때는 만만하게 생각했습니다. /박민국 기자

처음에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올라갔는데 갈수록 경사가 급해집니다. 길도 좁아지고요. 곧 나올 때가 됐는데 생각하면서 무거운 걸음을 보이는 길까지 끌고 올라가면, 다시 새로운 길이 시작됐습니다. 가파른 계단도 계속 나오고요.

남석형 기자와 저, 박민국 기자는 점점 거리가 벌어졌습니다. 박민국 기자는 나중에 혈압을 호소하기도 했고, 저는 그 말을 흘려 듣고 싶을 정도로 상태가 별로였습니다. 그나마 몸이 가장 가벼운 남석형 기자가 성금성큼 앞장섰는데, 참고로 남 기자는 등산을 대놓고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어쨌든 백운암 산행 덕에 남 기자는 취재팀 가운데 산행 전문 기자(?)로 거듭납니다. 

끝날 듯하면 또 이어지던 계단. /박민국 기자

 

백운암에 도착했습니다. /박민국 기자

생각보다 무리해서 오른 백운암은 발길이 자주 닿지 않은 곳인지 더욱 고즈넉했습니다. 주로 수행에 집중하려는 스님들이 이 암자에 머문다고 하더군요.

힘들게 올라갔지만, 통도사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만큼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흐뭇했습니다. 그렇다고 다음에 통도사에 가면 또 백운암을 오를 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백운암에서 내려다 본 전경입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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