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메세나협의회 홍보대사 위촉 지휘자 금난새 "경남을 새로운 클래식 명소로"

이순이 훌쩍 넘은 지휘자는 소년 감성을 가졌다. 작은 일에도 마치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기뻐했다. 자신을 소개하는 소개말 하나에도 뛸 듯이 기뻐하며 가볍게 몸을 돌려 청중을 마주했다.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가득했다. 지휘자 금난새 이야기다.

지난 3월 창원대학교 첫 석좌교수로 임용되며 본격적으로 경남과 인연을 맺은 지휘자 금난새가 5일 경남메세나협의회 '2012년 상반기 기업과 예술의 만남 결연식'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돼 보폭을 더욱 넓혔다. "경남 18개 시·군의 문화기업인들과 힘을 합쳐, 앞으로 경남 문화예술이 더욱 번성하여 메세나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홍보대사 임명 소감을 밝힌 금난새.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청중과 소통을 가장 잘하는 지휘자로 이름난 그를 만나 경남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와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얼마 전 창원대 석좌교수로 임용됐는데 계기는.

"한 3년여 전에 창원대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이때 이찬규 현 총장은 평교수였는데, 내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강의를 들으며 내가 예술가이지만 기존 예술인과 다른 새로운 생각을 펼치는 모습을 봤다고 느꼈단다. 그리고 총장이 된 후 나에게 석좌교수를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

- 석좌교수직을 받아들인 이유는.

   
 

"우리나라 대학 음악교육이 모두 너무 똑같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음악시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전인교육은 무시한 채 개인 연주력 향상에만 집중하다보니, 자기 재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창조적 음악활동을 해나가는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내게 그것이 숙제였는데, 마침 창원대에서 내 생각을 수용하겠다면서 제안을 해 와 받아들이게 됐다."

- 금난새가 생각하는 기업과 예술의 조화란 무엇인가.

"나는 제도권 오케스트라인 인천시향과 민간 오케스트라인 유라시아 필하모닉도 운영해 봤다. 제도권 오케스트라는 예산이 보장돼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이지만, 창의적인 부분은 부족하다. 반면 민간 오케스트라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창의적인 연주 없이 생존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예술가들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 지원을 구호품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메세나가 기업 문화를 통한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에서 예술 수준도 기업이 추구하는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신 기업은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억지로 내는 기부금이 아니라, 정말 만인의 행복을 위한 사업이고 또 이것이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부 문화라는 생각이 발전돼야 한다."

- 경남메세나에 하고 싶은 말은.

"사실 경남이 이 정도로 메세나 활동이 활발한지 몰랐다. 우리가 행복하면 계속 행복하고 싶은 것처럼 메세나 활동도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 내가 보기에 경남메세나가 우리나라 메세나 운동의 최고 선봉을 차지할 가능성이 많다. 창원에 기업이 많고, GNP가 높은 수준에 있다는 점에서도 메세나가 더 활발하게 요구될 수 있는 지역이 아닌가."

- 앞으로 경남 내 활동 계획은.

"이달 말, 내 이름을 건 아카데미와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되도록 많은 경남의 청중과 이야기하고 싶다. 이는 금난새만의 일, 창원대만의 일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경남을 새로운 클래식 명소로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편 이날 경남메세나협의회 '상반기 기업과 예술의 만남 결연식'에서는 지난해 60개 팀에서 7팀 늘어난 67개 팀이 결연을 맺었다. 이는 협의회 창립 이래 최대의 결연을 이끌어낸 것이다. 한국 최고의 지역 메세나를 자부하는 경남메세나와 금난새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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