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요즘 뭐합니까?] 심경숙 양산시의원

양산지역 최초의 지역구 여성 시의원으로, 최다 득표로 양산시의회에 입성한 심경숙(민주노동당) 의원. 작은 체구에 당찬 모습의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 소속의 기초의원으로서 일당백을 다하고 있다.

애초 간호사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노동운동을 시작으로 사회와 접했던 심 의원은 10여 년의 노동운동 생활 결과, 때마다 부딪혔던 벽을 넘어서기 위해 제도권 정치에 어렵사리 진입했다.

민주노동당 18대 국회의원(양산) 후보로 나서는 등 일선 정치에 발을 내디디며 정치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심 의원은 현장정치의 전문가답게 시의원 입성 후 맨 먼저 지역구인 중부동과 동면 지역 아파트 단지를 돌며 주민과 간담회를 하는 등 소통을 제1의 신조로 삼았다.

그는 아파트 단지 내 노인정이나 작은도서관에서 주민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하면서 주민들의 자잘한 애로나 인간미 나는 얘기들을 경청하는 등 당선 직후 일성으로 내뱉은 생활정치, 소통정치를 몸으로 실천했다. 심 의원의 현장 속으로 파고드는 정치는 그동안 권위 일변도의 지역정치 구조를 바꿔 놓는 등 일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심 의원은 "행사장 단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시의원이 자기 마을의 한 공간에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주민들이 고마워했다"며 "정치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1년 전 당선 때 열린 정치와 생활정치 구현을 하겠다는 일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의회 입성 1년 후 그의 성과도 희망적이다.

심 의원은 "제도권 밖에서 노동운동이나 투쟁을 할 때는 항상 벽을 절감했는데 제도권(시의원)에 들어와 보니 집행부인 시에 자료요구를 할 수 있고 또 받아 볼 수 있는 게 그 어떤 것보다도 좋다"며 "이렇게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시정과 지역현안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정책이나 조례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한된 자료만 제출하는 집행부 때문에 자료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또 다른 장벽이 놓여 있는 게 흠이긴 하나 추가자료를 요구해 자료를 공개하고, 그들만의 자료가 아닌 시민들의 자료화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역대 시의원 중 가장 많은 자료 제출 요구로 집행부 공무원들로부터 미운 털(?)이 박혀 있기도 하다. 양산시 공무원 사회는 전임시장의 독선적인 행정에 길들여져 자료 제출에 익숙해져 있지 않다 심 의원의 끈질긴 자료 제출 요구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 또한 발전적 징조로 보고 있다.

심 의원은 "자료를 제출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석과 활용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여건이 되는 대로 의회자료실을 도서관으로 확대하는 등 시의회가 명실상부한 시민의 눈과 귀를 열어줄 수 있는 '아카이브(archives·기록물 보관소)'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자 희망이다. 심 의원의 탐구적인 아카이브를 통해 시민들이 정치에 눈을 뜨게 하고 싶은 희망을 담고 있다.

그는 의정활동 중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안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다수 힘으로 무시되는 것을 보면서 의회 권력이 시민을 무서워하지 않음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 모든 것이 공개되고 올곧은 시민들의 감시 눈초리가 있다면 정녕 '그들만의 리그'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시민들의 정치 학습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심 의원은 "알아야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한다"며 "간담회가 민원을 청취하는 측면도 있지만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시민이 예산 낭비를 뒤늦게 알고 '억'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는 만큼 행복하고 실망감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의정활동을 묻자 심 의원은 "특정인을 위하는 것보다, 성과에 매몰되는 것보다는 다 함께 가는 것을 택하겠다"고 단호히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제가 간호사 출신이어서 아는데 도립정신병원 등에서도 근로자에 대한 불공정한 근로 조건이 있다"며 "앞으로 그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 근로자들이 억울함이 없는 일터와 사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야당, 그것도 민노당 소속의 첫 여성기초의원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도 결코 '불편한 진실'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당찬 의지가 묻어났다.

그는 의회 입성 이후 양산ICD(내륙컨테이너기지) 세척장 문제와 폐기물 위탁업체 근로자에 대한 불공정한 근로 조건 등을 파헤치며 생활정치와 열린 의정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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