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군 교수(삼성 창원병원 소화기내과)

식욕저하·소화불량 증상…정기 검사가 정답

간암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약 1만 명의 환자가 생긴다. 위암,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으며 전체 암 발생의 11.3%를 차지한다. 사망 빈도는 인구 10만 명당 23명이다. 특히, 한창 사회생활을 할 40~50대 남성의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되어, 개인이나 가족의 고통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주고 있다.

간암은 처음부터 간에 아무런 질환이 없는 경우 거의 생기지 않는다. 오랫동안 간염을 앓으면서 만성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서 발생한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3분의 2 정도는 B형간염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며, C형간염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중국 남부지역이나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땅콩이나 옥수수 등에서 생기는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암의 위험도를 100배 증가시키고 C형간염는 10배 이상 증가시킨다. 술이나 흡연이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은 최고 6배까지,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3~4배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불행히도 간암 초기에는 어떤 증상도 없다. 증상이 있더라도 이미 갖고 있는 간염이나 간경변증의 증상과 겹쳐 알기가 어렵다. 가끔 상복부에 가벼운 통증이나, 허약감, 체중감소, 식욕저하, 소화불량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배에 혹이 만져지고 황달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러면 대부분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이다.

실제로 평소 만성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잘 지내다가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만성간질환이 있다가 증세가 악화할 때 간암 발생을 의심해야 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소화기 내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정기적인 진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의 수술 가능 여부는 발견 당시 간암의 진행 정도(크기, 개수, 위치, 혈관침범, 담관침범 등)와 남아 있는 간 기능에 좌우되지만, 가장 확실한 치료는 수술이다. 암이 많이 퍼진 상태에서 발견되면 치료를 해도 대부분 진단 후 6개월 내에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다.

크기가 3cm 이하 작은 암은 수술하면 간암의 일반적인 생존율 9.6%(5년)에 비해 50~70%로 예후가 좋다. 그러나 암 발견 당시 심한 간경변을 갖고 있어 수술 후 간 기능의 악화가 걱정되거나 너무 넓은 부위로 퍼져 있으면 수술을 못할 수도 있다.

심상군 교수(삼성 창원병원 소화기내과)
이럴 때는 국소적인 치료를 하게 되는데 △간암으로 들어가는 혈관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는 간동맥 화학색전술 △간암의 크기가 작고(3cm 미만), 3개 미만이면 주삿바늘을 간암에 넣고 알코올을 직접 주사하거나 혹은 고주파 열을 이용하여 간암조직을 없애는 시술이 있다.
최근 고주파열치료가 간암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치료 효과가 좋아 간암 환자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시술은 간암에 전극을 삽입해 이 전극에서 발생하는 고주파열이 간암조직을 파괴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주로 수술적 치료를 생각하지 않는 환자에 한해, 암의 크기가 3∼4cm 이하고 개수가 3개 이하의 종양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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