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재발견' 취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이야기 '가닥'을 정하는 일입니다. 한 지역이 지닌 자산이라는 게 어디 신문 지면에 몇 줄, 사진 몇 장으로 풀어낼 만한 것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이것저것 구겨넣다 보면 산만하고, 그렇다고 섣불리 그 지역이 지닌 매력을 한두 가지로 몰아갈 수도 없는 일이고...

이럴 때 그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큰 복입니다. 지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분들 얘기를 듣다 보면 교집합이 나오게 되는데요. 그 맥을 따라가다 보면 취재하기 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그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풀려나오곤 합니다.

김일용 관장님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박민국 기자

통영시향토역사관 김일룡 관장도 그렇게 만난 분입니다. 통영 속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면 김일용 관장을 한 번쯤 만나야 한다는 추천이 많았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우리 취재진이 뜻하지 않게 김일룡 관장을 두 번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만난 것은 통영 취재 첫날 세병관을 찾았을 때입니다. 세병관 취재를 마치고 바로 맞은편에 향토역사관이 있길래 우리는 그곳으로 직행합니다. 역사관에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는데 백발 어르신이 입구에 서 계시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박물관에 있는 유물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그냥 박물관 관계자이겠거니 생각했지요. 그리고 다음 취재 일정을 정한 곳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김일룡 관장 인터뷰는 그 다음날 일정이었습니다. 다음날 전화로 약속 장소를 정하니 향토역사관으로 오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어제 가본 곳이라며 잘 됐다고 반겼습니다. 그래서 시간에 맞춰 들어서는데... 네, 어제 그 분이 김일룡 관장이셨습니다. 조금 민망하기도 했습니다만 바로 인터뷰를 진행했지요.

통영 이야기 가닥을 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박민국 기자

김일룡 관장은 통영에 대해 기대 이상으로 많은 얘기를 풀어줬습니다. 특히 통제영에 대해 먼저 묻는 우리들에게 통영 이야기를 통제영 이야기로만 풀어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영 욕지도에는 중석기 시대 유물도 나오는데, 이것만 봐도 통영이 옛날부터 살기 좋았던 곳이라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계속 통제영에만 묶여있던 저로서는 큰 힌트를 얻었습니다. '경남의 재발견' '통영편'에서 욕지도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모두 김일룡 관장 충고 덕입니다. 김일룡 관장 덕에 통영은 통제영, 충무공 말고도 품은 자산이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김일용 관장이 마침 향토문화관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통제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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