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에서 이름난 어탕국수전문점 '조샌집'을 찾았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홀에 있던 젊은 여자 분에게 '조샌집' 뜻을 물었습니다.
"조 씨에다가, 선생할 때 샌을 붙인 거에요."

조금 더 이것저것 여쭤보려는데 점심시간이라 손님들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어탕국수 한 그릇씩 뚝딱 했습니다. 취재에 나선 3명 모두 '미식가'와는 거리 먼 '다식가'에 불과한 사람들이라, 맛에 대한 깊은 대화는 서로 피했습니다. 다만 이 식당에 얽힌 얘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젊은 여자 분에게 질문하려니 "저희 어머니한테 여쭤보시면 말씀해 주실 거에요"라고 했습니다.

힘양에서 30년 된 어탕국수 전문점 '조샌집'. /박민국 기자

점심이 되자 조샌집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박민국 기자

조금 한가해진 틈을 타 주방으로 들어가니 임명자(68)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조샌집이 무슨 뜻이냐고 하도 물어서 지겹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쩌죠? 또 한 번 여쭤볼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할머니는 웃으면서 얘길 술술 풀었습니다.

'조샌집' 임명자(68) 할머니는 상호명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했습니다. /박민국 기자

임명자 할머니가 조샌집에 얽힌 30년 세월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박민국 기자

30년 전 부산서 빚지고 와 50만 원 빌려서 시작한 얘기, 처음 시작할 때 친정아버지가 '장사는 상놈이나 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던 얘기, 상호에 얽힌 얘기를 전했습니다.

좀 전 홀에서 일하던 젊은 분은 가업을 이을 며느리였습니다. 할머니는 "사진 좀 그만 찍어라"고 하면서도 "며느리하고 한 장만 더 찍도록 해 주세요"라고 하자 "아이 참…" 하면서도 플래시가 터질 때는 밝은 얼굴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덤으로 가게 앞에서 한 컷 더 임해 주셨습니다.

한 그릇 6000원 인 어탕국수는 술 마신 다음 날 속풀이용으로 그만이지 싶습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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