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들 '130명 사물놀이' 공연 일본인 참가…도내 단체, 일본단체와 협력 확대

연일 일본 정부의 독도 도발이 이어져 국민 심기를 자극하는 가운데에도, 도내 문화예술단체와 일본 문화예술단체 간 민간 차원의 교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역사적·사회적 갈등은 잠시 뒤에 두고, 문화예술을 통한 공동체 가치 실현으로 끊어져서는 안 될 양국 우호 협력 관계 유지에 작은 보탬이 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지난 30일과 31일 각각 사천과 일본 규슈에서 사물놀이와 클래식으로 한·일 양국 문화예술인들이 하나 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열린 큰들 130명 사물놀이 공연 모습. 올해는 일본인이 참가하는 공연으로 오는 9월 창원에서 열리게 된다. /큰들문화예술센터

◇한국 사물놀이에 푹 빠졌어요 = 큰들문화예술센터(이하 큰들)와 교류하고 있는 일본 음악단체 로온(근로자 음악감상협회) 회원들이 큰들 대표 정기 레퍼토리 공연 '130명 사물놀이' 공연 참가를 목표로 지난달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사천을 찾았다.

큰들 '130명 사물놀이'는 전문예술인이 아닌 큰들 회원과 일반 시민이 참가하는 공연으로 체험형 문화예술교육과 생활예술인 발굴의 전형으로 주목받는 공연이다. 지난 2006년부터 큰들과 교류를 한 로온 회원들은 큰들 '130명 사물놀이'에 매료돼 2007년에는 자체 사물놀이 교실을 열어 매주 연습을 하고 있다. 두 단체는 교류를 더욱 돈독히 하고자 2008년과 2011년에는 큰들 강사가 일본에 파견돼 한 달간 사물놀이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 일본 반슈지역에 50여 명의 로온 회원들이 일본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에서 공연을 펼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큰들 강사가 일본에 초청돼 지도하는 모습.

큰들 관계자는 "현재 로온 회원 20~30여 명은 매년 '130명 사물놀이' 공연 관람을 위해 창원을 찾고 있다"며 "지난 6년간 교류를 통해 한국인 못지않은 사물놀이 실력을 보여 이번에 '130명 사물놀이' 공연에 직접 참가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로온 측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이번 행사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큰들 전민규 대표는 "이번 로온의 '130명 사물놀이' 참가는 민간차원에서 진행된 진정성 있는 교류의 결과로 본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국제교류지역을 넓혀가며 우리 전통예술을 세계에 소개하고 보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온 회원들은 2박 3일간 교육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면 자체 연습을 계속 진행한다. 이어 7월부터는 큰들 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로온 회원들과 집중적으로 작품연습을 하고, 9월 큰들 회원 130명과 함께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공연하게 된다.

◇클래식으로 한·일 양국 화합 연주 = 경남음악협회 최천희 회장이 설립한 '꼬니-니꼬 체임버 앙상블'이 일본에서 연주회를 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후쿠오카 아이레푸 홀에서다. '꼬니-니꼬 체임버 앙상블'은 지난 2007년 경남과 규슈지방에서 활동하는 현악 연주자들이 함께 만든 단체. 경남음협 최천희 회장이 설립해 2008년 1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창단연주회를 했다. 지난해부터는 일본에서 음악 유학을 하고 돌아온 한정훈 지휘자가 최천희 회장 뒤를 잇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한일교류연주회 포스터.

Corea의 'Co'와 'Nippon'의 'Ni'의 줄임말로, 한국에서는 '꼬니-니꼬', 일본에서는 '니꼬-꼬니 체임버 앙상블'로 이름 붙인다.

후쿠오카 연주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민 등 한국연주자 12명과 첼리스트 세키하라를 비롯한 일본연주자 9명 등 모두 21명 단원이 무대에 올라 양국 화합을 연주했다.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사미 다케우치가 비발디 '사계 중 봄'을, 가오루 히로사와가 중세 반주 악기이자 피아노의 전신인 쳄발로로 마사아키 하야카와 작곡의 '일본의 사계 중 봄'을 들려줬다.

이어 최천희 회장이 작곡한 '가야금과 현악합주를 위한 산조'를 가야금연주자 심새미가 연주했고, 꼬니-니꼬 체임버 앙상블이 레스피기 '옛 춤곡과 아리아'를 일본 관객에게 선사했다.

최천희 회장은 "이번 연주회는 전반에 일본 작곡가 창작곡을, 후반에 한국 작곡가 창작곡을 연주해 음악을 통해 음악가들에게는 한국과 일본 양국 음악을 조금 더 폭넓게 이해할 좋은 기회가, 이를 관람한 일본 관객들은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음악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바지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일교류연주회에서 지휘하고 있는 최천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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