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 풀뿌리형 마을기업 육성사업이 시동을 걸었다. 경남도는 전년도 마을기업 15곳에 더하여 올해 13곳을 새로 지정했다. 마을기업은 지역 공동체에 산재한 특화자원을 활용해 주민의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마을기업과 함께 사회적으로 소외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으로는 사회적기업과 농어촌공동체회사,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 말 시행예정인 협동조합법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마을기업을 위시한 사회적 경제조직이 풍부하게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 경남에서 기업활동을 수행 중인 34곳 마을기업과 신규 지정된 13곳 마을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사실 마을기업이든 사회적기업이든 자생력을 갖추지 않고 얼마 되지 않는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다 보면 외부 지원이 종결되자마자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마을기업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선행요건들을 잘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공동체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주민의 동기부여, 열의, 참여와 연대, 파트너십, 혁신적인 태도변화 등 무형자산이 마을기업에는 자금보다 훨씬 더 귀중한 자산이다.

둘째로 지역 사회의 사회적 자본에 관심을 두고 이를 키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른바 신뢰자본과 같은 사회자본은 경제 활성화에 더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공고히 함으로써 지역공동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주요 조건을 이룬다.

마을기업과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성장하는 데 가장 소중한 자산은 인적자본의 육성이다. 시장경제조직과 달리 협동과 연대, 공생의 순환구조 속에서 삶의 새로운 양식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을 키우고 만나는 일이야말로 마을기업의 성공역량에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세상임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역 내부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고 키우지 못하면 중앙 중심의 종속적 구조에서 탈피하는 일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정책적 방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운동적 힘을 모아나가는 데 주력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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