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사건보도 당사자에겐 상처...청소년 보호대책 근본적인 재검토 있어야

모든 사건보도는 선인가? 신문이 사건보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사례를 통해 다시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경고의 뜻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모든 사건보도가 선이라는 통념은 허구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사건 기사란 독자에게 단순히 관심거리일지 몰라도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상처로 남을 수 있다. 탤런트 사생활이 공개되어 당사자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나 학교폭력을 무분별하게 과장 보도해 피해자가 이중의 고통을 겪는 경우가 그렇다.

지난해 12월 24일 의령군 대의면의 청소년쉼터에서 일어난 사건도 비슷한 사례다. 이 시설에서 같이 생활하던 10대 청소년이 또래 청소년을 성추행하고 폭행한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로 아이들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청소년의 범죄란 그 정도에 따라 1에서 10호의 처분을 받는다.

처분의 대상이 되는 보호감호는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제정한 사회보호법에 근거를 둔 제도로 죄를 범한 자가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개선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사회복귀를 촉진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일종의 보안처분이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1월 9일 자 '무용지물 청소년보호시설서 10대 또래 성추행·폭행'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의령군 청소년쉼터에서 일어난 사건이 보도된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언론에 보도되자 가해자는 보호처분변경신청으로 소년원에 수감, 위탁교육을 받고 있으며 피해자는 귀가조치, 자운영청소년 쉼터는 현재 아이들이 떠나고 없는 빈 시설이 됐다.

이들이 돌아간 가정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누리고 쉴만한 공간일까? 비행청소년이 귀가한 가정은 말이 가정이지 경제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분위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돌아가도 따뜻하게 반겨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제2, 제3의 비행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생활하던 자운영청소년보호센터는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 아니다. 국립마산병원 내 가향자비회(법) 환자지원사업을 하는 관해사 자운(65) 스님이 사비를 들여 만든 시설이다. 자운 스님은 지난해 2월 의령군 대의면 다사리 머릿재 휴게소를 매입, 개보수해 자운영청소년센터라는 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자운 스님의 뜻을 소중히 생각한 창원지법소년부 협조로 보호감호대상 청소년을 수용, 지금까지 검정고시를 준비토록 하는 등 사회적응훈련을 해오던 곳이다.

경남에는 탈학교 청소년들이 연간 4000명이 넘는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 그들을 교육적으로 인도하고 반겨줄 곳은 그리 흔치 않다. 결국, 나쁜 친구의 꾐에 빠져 비행을 저지르다 보호감호처분을 받고 다시 소년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자운영청소년센터에 있던 8명 청소년 중 가해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현재 귀가 조치된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가정은 결코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곳이 아니라 언제 다시 떠날지 모르는 임시거소에 불과하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언제까지 개인의 자비심이나 시민단체의 자선사업에 맡겨둘 것인가? 그들을 반겨주지 않는 차가운 가정. 언론에서조차 버림받은 이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 죄를 지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들을 바르게 이끌어야 할 곳이 없는 현실에서 약자의 힘이 되기를 원하는 <경남도민일보>에서조차 이들의 아픔을 감싸주지 못한다면 이들의 갈 곳이 어디일까?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없이 개인의 자선이나 시민단체의 선행에 맡기는 청소년 보호대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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