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성 블로그를 운영해온 창원시 공무인 임종만 씨가 징계성 '역량걍화 교육대상'에 포함된 것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창원시청에서 펼쳤다. 창원시가 '조직내부 의사결정에 대해 블로그로 불만표출을 했다'는 이유로 해당 공무원을 교육 대상자로 선정해 논란이 된 것이다. 그동안 창원시가 직무능력이 떨어지는 공무원들에 대해 역량강화 교육을 시키고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경우 공직 배제까지 추진하기로 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시민들도 무능하고 부도덕한 공무원에 대하여 징계성 교육을 거치고 그것도 안 되면 공직에서 퇴출하라는 요구는 꾸준히 있어 왔다.

그런데 직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직화합을 저해하는 공무원들에 대해 역량교육과 자기 개발의 기회를 통해 전체 공직사회가 시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만든 제도가 종종 잘못 악용된 사례들이 있어 왔다. 조직의 건강성을 위해 조직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거나 대안마련을 요구하는 것을 조직화합에 위배된다며 애매한 잣대를 대어 불이익을 주어온 것도 사실이다. 창원시가 내놓은 대상자 지명기준에 의하면 △상습적인 무단결근·외출·출근시간 미준수자 △근무시간 중 상습적인 게임·오락·주식거래자 △상급자의 직무상 정당한 명령을 상습적으로 거부하는 자 △그 밖에 공직 부적응자로 판단되는 사유가 있는 자 등이다.

창원시가 교육대상으로 지적한 '업무시간 개인블로그 운영'에도 자세히 들여다 볼 점이 있다. 대부분 공직자들은 퇴근 후 늦은 시간에 포스트를 작성해 '임시저장'해 두고 블로그 유입시간이 많은 시간에 자동 등록되도록 한다. 간혹 잠시 접속해 작성한 포스트를 등록하기도 하고 답글도 제때 못하고 점심시간과 여유시간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그리고 공무원 컴퓨터는 개인 블로그나 사적 이메일 활동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일이다.

창원시의 애초 의도대로 공직퇴출이 아닌 조직과 개인 역량강화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면 오히려 이번 기회에 공무원들이 블로그나 SNS를 적극활용하기를 권고하기 바란다. 이를 통해 시정 홍보와 조직 내 불편부당한 점을 투명하게 소통함으로써 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을 설정하여 공무원들도 자유로운 소통 기회를 열어가도록 제도화한다면 이번 일이 오히려 병을 고치는 쓴 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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