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없고 갈등만 유발, 외국인 통계에 변화를] (중) 살인·절도 등 내국인 대상 5대 범죄 16.3% 불과

경남지역 외국인 범죄에서 내국인 피해 비율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가 처음으로 나왔다. 이 자료에 바탕하면 도내 외국인 범죄 중 내국인 피해 강력 범죄율은 0.77%로 극히 낮아 범죄 건수가 늘어났다고 막연하게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해 국정 조사 이후 외국인 범죄를 단순 건수 증가로만 경찰이 통계를 내 외국인을 잠재적 피의자로 보는 경향을 더 부추긴다고 지적했었다.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경남지방경찰청은 최근 전국 16개 지방경찰청 최초로 외국인 범죄 피해자 가운데 내국인 비율을 자체적으로 파악했다.

경남경찰청 외사과는 지난달 중순 도내 전 경찰서에 내국인이 피해자인 외국인 범죄 통계 제출을 요구했고, 올 1월 중순까지 이를 모아 자료로 만들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담긴 사건별 피해자 정보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확인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 자료조차 내국인이 외국인에 가한 범죄 비율이나 외국인 피해자 국적 등은 알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작년 도내 외국인 범죄 검거 인원은 1691명으로 이중 390명이 내국인에게 범행을 가한 피의자였다.

전체 외국인 범죄 검거 인원 중 외국인이 피의자이고, 내국인이 피해자인 비율은 23%였다. 반대로 외국인(피의자)-외국인(피해자) 범죄는 77%로 외국인-내국인 비율의 3배를 넘어섰다. 외국인 범죄는 외국인, 특히 자국민간 범죄 비율이 훨씬 높다는 지적들이 처음으로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더불어 내국인 대상 범죄, 특히 강력 범죄 비율은 전체 외국인 범죄 비율에서도 상당히 낮다. 내국인이 피해자인 5대 범죄(살인·강도·성폭행·절도·폭력)로 붙잡힌 외국인은 276명으로, 지난해 검거된 외국인 피의자 중 16.3%였다. 이중 폭력·절도를 뺀 살인·강도·성폭행 등 죄질이 나쁜 강력 범죄 외국인 피의자는 13명으로 0.77%에 불과하다.

특히 내국인 대상 살인 혹은 살인 미수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도내 내국인 범죄 중 전체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살인(0.08%)·강도(0.2%)·성폭행(0.7%, 강제추행 포함) 등 강력 범죄로 검거된 인원 비율은 0.98%로 외국인 범죄와 비교해 다소 높았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우리도 처음 내보는 집계라서 아쉬운 점도 많지만 여러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외국인 범죄 중 내국인 피해자 비율이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다는 게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5대 범죄라고는 하지만 죄질이 상대적으로 덜 나쁜 절도·폭력 이외 살인·강도·성폭행 등 강력 범죄 비율은 예상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상대로 내국인 대상 강력 범죄 비율이 내국인 피의자 범죄에 비해서도 다소 낮은 것이 확인됐다"면서 "실적 중심 기획수사로 건수를 늘리기보다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 인구 증가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범죄가 얼마나 늘고, 어떤 유형으로 발생하는지 자세히 검토할 수 있는 통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경남경찰청 통계에서도 얘기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는 955건, 검거건수는 819건으로 검거율은 85.8%였다. 발생 건수로 본다면 2008년 이후 4년 만에 1000건 이하로 줄었다.

또한, 도내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 중 음주·무면허 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이 60%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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