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에 관련된 의제설정 주도해야"

모처럼 비가 내린 목요일 아침. 독자 10여 명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기사를 쓸 수 없었다. 통화를 시도한 독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업무에 관련된 일 이외에는 지역이나 언론에 대해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심호흡 한번 하고 다시 수화기를 집어든다. 가까스로 창원시 자산동 평화내과 천일석(44) 씨와 통화를 했다. 그는 2년 전 자발적으로 경남도민일보를 구독했다.

천 씨에게 있어 신문은 적어도 장식용은 아니다. 그는 순수한 독자로서 속시원하게 지역, 그리고 신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중앙지야 돈이 많고 서울 사람들 이야기밖에 없잖아요. 지방은 서울의 식민지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2등 국민이라는 뜻이죠."

자조섞인 목소리다. 이후 그는 도민일보가 공공의 개념이 있는 신문사라고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황송하기도 하고 더 열심해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는삼광청주 기사를 예로 들었다. "콘크리트만 새로 바른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낡은 것에서 그 가치를 발견할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공에 관련된 의제설정을 계속 주도해 달라"고 말했다.

또 "더 나아가서는 지역분권 국가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지역에 대한 무관심이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자신도 전문직이라 불리지만 다른 분야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도권 학교에서 통합적 지성인을 길러야 하지만 경쟁에만 익숙한 지식인만 양성한다는 비판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와 함께 서울과 지역의 불균형, 그리고 지역문제에 무관심한 지역민들, 입시위주의 교육에만 매달리는 우리 교육의 문제까지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다.

끝으로 그는 따뜻한 덕담으로 훈훈하게 대화를 마무리했다. "기자님들 수고 많이 하시는 것 압니다. 지금처럼만 쭉 열심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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