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없거나 여러노선 함께 표시...버스 번호에 맞고 알기 쉬운 체계로 개선돼야

창원시에서 시내버스를 처음 타는 이들에게 당혹스러울 법한 순간이 있다.

여러 번 버스를 탄 사람도 타보지 않던 노선 버스에 오르면 당황하는 때가 있다. 내부에 '노선도'가 아예 없는 경우다.

정류장 안내 방송이 나오고 스마트폰으로 검색도 할 수 있지만, 내릴 곳이 정확히 몇 정류장을 더 가야 나오는지 알기 쉽지 않다.

창원 시내버스. /경남도민일보 DB

노선도가 있는 버스도 번호와는 다른 노선도가 붙어 있거나, 여러 노선이 함께 안내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결국, 창원시 버스는 가장 기본적인 노선 안내조차 원활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왜 그럴까.

21일 창원시 대중교통과에 따르면 전체 시내버스 노선은 103개 노선에, 예비 차량을 포함해 모두 692대가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버스 차량과 정류장에 노선도가 붙어 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마산·창원·진해 통합 이후 정류장이나 버스 내부 노선도 부착에 계속 신경을 써 왔지만, 내년 초 노선 개편을 앞두고 있어 지금으로선 다시 새 노선도를 부착하기가 곤란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선도 부착문제는 노선전담제와 공동 배차제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동배차제의 경우 버스 내부 노선도 부착에는 걸림돌이 된다. 창원시는 시내 주요 도로를 통과하는 37개 노선에 대해 9개 버스 회사에 공동 배차를 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노선은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창원시 예산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이를 노선전담제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선전담제로 운행하는 버스들은 대체로 창원시에서 제작한 노선도를 내부에 붙인 실정이다. 하지만, 시내 주요 도로를 지나며 공동 배차되는 노선은 차량 또는 회사마다 노선도 부착이 제각각이다. 또, 운영 체계와 상관없이 버스마다 거의 매일 운행하는 노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차량 내부에 한 노선도만 부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창원시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다.

이에 대해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노선이 고정되지 않고 매일 바뀌는데, 한 차량에 운행하는 노선 여러 개를 모두 부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노선 개편을 계기로 노선도 부착 등 내부 정비, 외부 색상 교체, 정류장 비 가림막 설치 등 거의 모든 시설을 다듬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33개 노선에서 2511대를 운행하는 부산시는 운영 체계상 준공영제로 회사별로 노선이 정해지는 개별 노선제를 채택, 회사에서 노선도를 가지고 있다가 자체적으로 차량이 바뀌어도 노선도를 바꿔 다는 등 많으면 4개 노선까지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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