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예방교육, 비폭력에서 길을 찾다] (하) '막을 수 없는 밀물' 사이버폭력

사이버폭력은 집단따돌림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폭력으로 꼽힌다. 인터넷의 개방성과 익명성을 악용한 악플 달기와 신상 털기와 욕설은 물론, 게임과 음란물 중독 그리고 이로 말미암은 각종 폭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사이버폭력은 익명이라는 환경과 괴롭힘을 통한 쾌감이 동시에 작용한다. 특히 스마트폰 등 갈수록 정보화 환경이 더 개인화되면서 사이버폭력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29일 창원교육지원청이 주관한 '생활지도 직무연수'에 나선 마산내서여고 이필우 교사는 사이버환경의 첨단화가 더는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거부할 수 없다면, 아이들이 권리와 함께 의무도 알게 하는 인권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사진/아이클릭아트

◇갈수록 깊어가고 다양해지는 '사이버폭력'

#사례 1-밤새 인터넷 게임을 한 탓에 수업 시간 내내 엎드려 잠을 자던 한 학생.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친구가 다가와 깨우자 자신의 소지품으로 친구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례 2-스마트폰을 구입한 형제는 밥을 먹을 때도 잠시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이들이 접속하는 것은 대부분 음란물. 형제의 부모는 이제 감출 수도 못 보게 할 수도 없는 환경이 되면서 중독성이 더욱 깊어가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이 공개한 '2010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응답 학생 55%가 '집단따돌림, 인터넷 폭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인간적인 모멸감과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폭언, 사이버 폭력의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 중·고등학생은 채팅을 통한 성폭력이 대부분이며 최근 성매매 제의자는 청소년이 성인의 2배에 달한다. 사이버폭력 가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게임에 빠져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학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고자 만나는 가상공간 세계가 오히려 대인관계에서는 갈등해소보다 소통 장애의 원인이 되어 학교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 일반화된 스마트폰 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게임을 처음 접하는 나이는 평균 4.9세. 학생들이 제일 많이 내려받는 앱은 섹스와 누드, 포르노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프로그램 방법 교육에 앞서 '가치교육'을

전문가들은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의 인터넷 환경을 잘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과연 어떤 게임을 하기에 아이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인지, 왜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래야만 대화를 할 수 있고 대화를 해야만 함께 방안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주기에 앞서 '사이버 가치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권리에는 책임이 동반된다는 점 등을 강조하는 '인권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어려지는 만큼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필우 교사는 "무엇보다 자아긍정감을 만들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학교와 사회가 역지사지의 마음, 생명의 존귀함, 책임의식과 준법정신 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흔히 사이버 폭력을 당할 때나, 보았을 때 학생들은 '무시'하거나 '혼자 고민한다'는 답이 많았다"며 "하지만, 가해자뿐 아니라 방관자도 범죄자라는 점을 인지시키고 사이버공간에서의 범죄 또한 처벌받는 범죄임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나타나는 인터넷 중독증상

-만성적인 피로와 졸음 때문에 성적 저하, 학업 무관심

-교우관계 소원, 단절 때문에 학교 생활이나 행사에 무관심

-작은 문제와 갈등 해결에 폭력성을 띰

-인터넷 휴대사용기기를 학습용보다 게임 등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함

-수업 중 성적인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심하면 교사를 대상자로 착각함

가정에서 나타나는 인터넷 중독증상

-이유 없는 짜증으로 부모 자녀 간 소통이 소원해지고 갈등해결 능력이 떨어짐

-가족 간 기본생활과 관련된 대화 외에는 단절됨

-컴퓨터 사용을 두고 형제간 잦은 다툼이 발생함

-수면장애, 늦은 귀가, 용돈증가(휴대전화 과다사용), 취미생활 바뀜(없어짐)

-심한 경우 '은둔형 외톨이'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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