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지장 없다, 자문 수렴".."인근 아파트주민 설치 요청도"

옛 마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 주변을 숲길로 조성하는 '임항선 그린웨이' 사업 가운데 에너지·예산 낭비와 부조화 논란이 일었던 수억 원의 조형물 분수대와 분수 광장 설치가 그대로 추진된다.

'임항선 그린웨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 마산세관에서 마산회원구 내서읍 마산대학까지 이어지는 총 14.5㎞의 임항선과 경전선 폐선 철길 부근을 나무와 꽃길, 산책로, 자전거 도로, 운동시설, 쌈지공원 등으로 가꾸는 사업이다.

창원시 마산지방해양항만청 맞은편 임항선 철도변의 분수대 예정지. /김구연 기자 sajin@

이 가운데 약 8억 원을 들여 마산합포구 중앙동 경동메르빌 아파트 뒤편에는 분수형 광장이 설치되고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 맞은편에는 조형물 분수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분수 사용이 최근 관공서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절약 정책에 어긋나고, 기둥 세 개가 배를 받치는 통합 상징 조형물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논란 이후 공사는 3개월가량 중단됐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창원시는 원안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2일과 13일 현장을 둘러봤다. 조형물 분수대 터는 측량만 이뤄진 상태였고, 분수형 광장 터에는 땅 아래 철골과 배관 구조물을 받치는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일대 자전거 도로는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하자 보수 예정지'라고 적혀 있었다. 조형물 분수대 터가 있는 약 50m 구간에는 나무만 있고 아직 아래 풀을 심지 않고 보행로 포장이 안 돼 있는 모습이었다. 이곳에 있는 돝섬터미널 버스 정류장 주변은 물이 고여 발을 디디기 어려웠다.

12일 창원시 녹지조성과 관계자는 "정식으로 여론 조사를 하지는 않았는데, 수천 가구가 있는 아파트 등 공동 주택에서 분수를 설치해달라는 전화가 많았고 녹지와 수변 공간을 늘려 달라는 주민 여론이 압도적이었다"며 "고민을 하다 공사가 더 지체될 것 같고, 원안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원시 관계자는 "지난 <경남도민일보> 보도와 분수대 설치를 재고해달라는 마산YMCA 의견서 제출 이후 공사가 3개월 정도 보류됐다"면서 "이후 대학교수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했고 창원시 경관위원회 등에도 조형물 분수대 설치를 알렸다. 자문을 통해서는 구조적으로나 미관상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분수는 애초 9월 23일 완공이 목표였는데,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 해안 말고 다른 그린웨이 사업 구간에는 폭이 좁아 자전거길, 산책로, 나무와 풀 등만 놓인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분수 터 인근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 값이 오를 거라는 기대로 공고문이 붙고 여론 조사 이후 아파트에서 그린웨이 구간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도 "그린웨이 사업에 따른 아파트 가격 상승을 수치로 뽑기는 어렵지만, 아파트 홍보·판매에는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웨이 사업은 옛 마산시가 계획해 지난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사업비 200억(국비 110억·도비 24억·시비 66억) 원 규모로 진행된다.

창원시는 임항선 구간을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한 다음, 경전선 폐선 구간인 마산역부터 함안과의 경계인 신당터널까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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