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고도 살고 있네요] 일본, 과거 먹이터 이용한 논 찾아 터전 조성

따오기는 논에서 먹이를 구하는 대표적인 새입니다. 뜸부기는 과거 논에서 서식처를 마련하고 자식을 기르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어느 날부터 논에서 뜸부기도 따오기도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따오기는 아예 우리나라 논에서는 볼 수 없는 새가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사라진 따오기를 되살리기 위해 2008년 중국에서 2마리를 기증 받아 현재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에서 13마리가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중국과 일본처럼 야생에서 따오기가 살아갈 날이 오겠지요. 그때를 대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따오기 관련 민간단체들은 한·중·일 3국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동북아시아에서 우선 따오기들이 훨훨 날아다닐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창녕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태어난 '따루'(왼쪽)와 '다미'. /경남도민일보DB

그래서 최근에는 상호교류가 많아지고 있지요.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중국에서 따오기 2마리를 들여온 뒤, 10년을 길러 지난 2008년 야생에 방사함으로써 따오기 야생복귀프로젝트를 막 시작했기에 우리로서는 좋은 경험을 얻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에는 따오기가 2만 마리 이상 생존하고 있어 멸종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만 아직도 일본과 한국은 따오기 개체 수를 늘려 야생에 더 많이 복귀시키기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일본이 많은 시행착오를 하면서 야생 복귀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따오기 야생복귀를 위한 여러 연구와 조치들이 말 그대로 야생복귀를 위한 전문가들의 시행착오를 수정하는 과정이었다고, 따오기의 먹이터를 조성하고 야생복귀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을 솔직하게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사실 따오기 먹이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너무 사람 중심 생각으로 비오톱을 만든 탓에 따오기들이 대부분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따오기 방사 전 계절별 먹이터 조성과 물높이 등 체계적인 비오톱 조성과 방사 후 따오기가 가끔 이용하는 주변에 비오톱(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과거 따오기가 먹이터로 이용한 논이나 지역을 찾아 과거에 농사를 지었던 방법으로 농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손으로 모를 심고, 먹이터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니가타 대학의 혼마 교수는 10년 동안을 대학생들과 함께 골짜기 논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한편 지역 농민들도 자발적으로 따오기 기르는 논을 만들고, 새벽이 되면 어느 농부의 논에서 따오기가 먹이를 먹는지 매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선례입니다. 제게도 놀라운 경험이었고, 우포늪에서도 이런 농부들과 함께 따오기 야생복귀를 꿈꾸며 사람과 생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더 단단하게 갖도록 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도 우포늪 주변에 과거 농사를 지었던 곳을 우선 선정하여 지역 농민과 따오기보전단체들이 함께 먹이터 조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인식(우포늪 따오기 복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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