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 마산여고 3
별 한 점 없이 깜깜한 하늘,
바람 혼자 놀고 있는 잔디밭,
교실의 밝은 불빛은 별의 빛을 잃게 한다.
소망을 실현하지 못한 별 하나
숨죽인 채
빛을 갈고 있다.
하루 15시간
어제 또 오늘 그리고 내일
수업, 수업, 수업, 또 수업……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벼리고 또 벼려도
좁은 책상 위엔 하늘이 없다
푸른 꿈도 색이 바랜다.
넌 큰 사람이 될 거야
이제 곧 끝이 보이잖니?
선생님은 어깨 다독이고
부모님은 이 계절만 잘 넘기면
별이 될 수 있다고
손 그림을 그려주신다.
선생님이 되라는 부모님도
정치가가 되라는 선생님도
내 작은 책상 위에 지쳐 누운
별의 그림자를 보지 못한다.
어둠이 짙게 깔리는 학교,
하늘에는 작은 별 하나 반짝이면
어둠에 섞여버린 희미한 꿈 하나
하늘을 본다.
이 계절이 지나가면
북극성 아래 내 집 하나 지어보리라
아침 해처럼 떠오르진 못해도
서까래 튼튼한 기둥 하나 세워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