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김규태 산청 생초초등학교 교장

전교생이 60여 남짓으로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에 자리 잡은 생초초등학교.

이 학교가 지난해 3월 1927년 개교 이래 83년 만에 공모 교장을 맞고 나서 1년여 만에 학교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농촌의 작은 학교가 새로운 변화를 보이는 데는 공모 교장으로 지난해 3월 생초초등학교장으로 부임한 김규태(59) 교장이 중심에 있다. 생초초등학교는 김 교장이 부임하면서 새봄을 맞아 모든 생물들이 새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처럼 생기가 넘치고 있다.

김 교장이 초등학교 교사를 하게 된 것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초·중·고등학교 때 비교적 모범생이라는 칭찬을 들으며 자라온 김 교장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 앞에서 모범생이라고 불리는 것은 자랑스러웠지만 친구들이 그렇게 부를 때에는 놀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김 교장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학업을 게을리하고 말썽을 피우기도 하며 고등학교 2년의 세월을 보낸 뒤 3학년이 되어 정신을 차렸지만 때는 이미 늦어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 진학을 꿈꾸며 재수라는 길을 택하게 됐다.

그러나 김 교장에게 시련은 또다시 닥쳐왔다. 다름 아닌 집안의 대들보 역할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그동안 앓아 오던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김 교장의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을 이유로 교대로 진학할 것을 권유했고, 김 교장은 처음에는 어머니 권유를 뿌리쳤으나 결국은 어머니 뜻대로 교대에 진학한 것이 지난 1975년 남해 성명초등학교를 시작으로 36년이라는 세월을 2세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 살아오게 됐다.

   
 

김 교장은 "처음에 어머니 권유로 교대에 진학했지만 적성도 맞고 사람을 가르친다는 사명감이 있어 무척 만족하고 있다"며 "교대 진학을 권유하신 어머니께 감사드리며 천직인 아동들을 가르치는 일에 온 힘을 다하고 싶다"고 어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행동하기에 앞서 생각하고 말하기에 앞서 실천을 한다'는 자신의 인생관을 소개한 김 교장은 "꾸준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말미암아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끈을 놓지 않는 스타일이며, 소탈하고 시원한 성격으로 사소한 일에는 얽매이지 않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교장은 이러한 성격 탓에 상대방의 부탁이나 약속을 거절 못 하는 것이 단점이라고 귀띔했다.

김 교장은 지난해 교장에 응모하기 전에 산청군 시천면 덕산초등학교에 근무했다. 산청에 근무하면서 조식 남명선생의 선비 정신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이 교장 공모에 나선 큰 이유였다. 남명의 선비정신을 아이들에게 꼭 심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김 교장은 "공모 교장으로서 항상 교육과 학교 경영을 잘해야 한다는 약속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그러나 그러한 부담이 학교를 발전시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는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 학생은 '가고 싶은 학교', 교사는 '근무하고 싶은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김 교장은 방점을 찍었다. 이어서 "학교장이 제시하는 교육 비전은 교육을 안내하는 나침반이며 교육의 목적"이라며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려면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바른 심성을 형성하고 지식 습득으로 전인적이고 건강하며 창의적인 참된 인간을 만드는 게 지름길"이라고 자연친화적인 교육 환경을 강조했다.

김 교장은 생초초등학교 공모 교장으로 부임해 제일 먼저 학교의 각종 시설을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바꿨다. 학생들이 밝고 도전적인 꿈을 꾸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학교의 낡은 건물과 겨울철 난방 효율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

김 교장의 이러한 자연친화적 환경 개선은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 더욱 즐거움을 주어 매일 아침이면 생초초등학교 학생들의 입에서 정겹고 고운 노랫소리를 나오게 했다.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옳게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생활신조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는 김 교장은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지 말고 학생들에게 경험을 통해 꿈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체험 학습을 한다면 농촌 학교도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지금도 학생들의 교육에 많은 협조를 해 주어 감사하지만 좀 더 관심을 두고 학부모들이 먼저 학생들에게 본이 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김 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인 만큼 앞으로 건강을 지키는 일에 시간을 투자해 보고 싶다"며 "지금은 테니스로 건강을 지키고 있지만 산과 접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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