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롯데백화점 창원점 서비스 명장 한명자 씨

"○○○ 고객님, 어제 치과 치료는 잘 받으셨어요?"

작은 물건을 하나 샀을 뿐인데 이름과 치과 진료 예정이었다는 일정까지 기억해내는 세심함에 고객은 깜짝 놀란다.

바로 롯데백화점 창원점의 서비스 명장으로 뽑힌 까르뜨니트의 숍매니저 한명자(47)씨 이야기이다.

한 씨가 서비스 명장에 뽑힐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고객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마음과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밝은 미소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가 처음 백화점에 발을 들여놓았던 계기 역시 백화점 직원의 '친절' 때문이라고 한다.

백화점에 들를 때면 화사하게 웃어주는 직원의 환한 미소가 그의 마음까지 같이 즐겁게 만들어줬다. 백화점에 입사한 후 배운 인사하는 법, 표정 관리, 응대법은 아직도 그를 지탱하게 하는 기초 자산이다.

결혼과 함께 서울에서 창원으로 옮겨 온 한 씨는 창원에 연고가 없었던 탓에 무척 외로웠다. 이에 그에게 항상 신바람을 주었던 백화점의 문을 두드렸고 처음 대동백화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창원점에 이르기까지 15년 넘게 서비스직종에 몸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무뚝뚝한 경상도 지역에서 그의 밝고 경쾌한 높은 목소리 톤은 경계의 대상이었다. "오버한다"는 곱지 않았던 주변 시선은, 그의 진심이 통했던지 이제 동료 사원 사이에서 '오뚝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한 달에 한 번 쉬고도 늘 밝은 표정으로 고객을 대하는 그가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열정에는 남편의 외조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항상 그의 출퇴근을 책임지고 도와주는 것은 물론 고객을 위해 늘 준비하고 있는 삶은 계란 한 판을 사오는 것도 남편 담당이다.

"저희 매장을 찾는 고객은 대부분 50~60대 고객이세요. 때때로 음식을 대접하기도 하지만 매장에 오시면 주전부리할 것이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계란을 한판씩 삶아오기 시작했어요. 고객 반응이 아주 좋아요. 이 계란을 바로 우리 남편이 사오고 제가 삶죠."

하루 한 판의 계란을 매일 삶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의 정성이 놀랍다.

이렇게 그의 고객 명단에 오른 이들은 1000명이 훌쩍 넘는다.

'한 번 오신 고객은 놓치지 않는다'는 그의 신조 덕분인지 이제 웬만한 고객의 취향을 꿰뚫고 있다.

취향에 맞는 것이 없다면 본사에 고객이 원하는 단추 모양이나 지퍼 등을 건의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향뿐 아니라 사적으로도 고객과의 밀착도가 높다. 단골이 오면 그가 고객을 응대하는 시간은 30분이 넘어가는 일도 있다. 이때는 옷을 골라주는 정도가 아니다. 고객의 기쁜 일, 슬픈 일까지 모두 함께 나눈다.

가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걸까.

"감각이 있고 체력이 되고 백화점에 있는 한, 고객이 제가 골라준 옷을 예쁘게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저는 상품을 팔기보다는 제 이름을 팝니다. 명자가 권해주는 옷을 입으면 믿음이 간다는 생각을 고객에게 심어주고 싶습니다. 저에게서 옷을 산 고객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 제 서비스 정신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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