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경남스쿼시연맹 김광석 전무이사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코트에서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모처럼 만에 라켓을 잡아본다는 그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고교 선수들에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선보였다.

그저 스쿼시가 좋아 지금도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지금은 스쿼시 후배들을 가르치는 김광석(42) 경남스쿼시연맹 전무이사의 이야기다.

1995년 스포츠센터 입사하며 매력에 빠져

김광석 전무이사는 도내 스쿼시인들 사이에서 1세대로 통하는 인물이다.

지난 1995년 스쿼시가 경남에 처음 상륙했을 때부터 그와 스쿼시의 인연은 시작됐다.

포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경남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대우백화점 스포츠센터에 창단 멤버로 입사했다.

그는 "교사가 되고픈 욕심도 있었지만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일찍 사회생활을 하게 됐다"면서 "대우 스포츠센터에는 수영강사로 입사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했던 스쿼시 경기장에서 매일 살다시피 하며 스쿼시를 배웠다"고 했다.

   
 
지금은 사람들 사이에 많이 알려지고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종목이지만, 당시에는 '스쿼시'라는 단어조차 생소해 열 사람을 만나면 아홉 명에게는 설명을 해줘야 했다고 그는 전했다.

또,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육상을 해온 터라 운동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지만, 환한 코트 안에서 두건을 쓰고 스매싱을 날리는 스쿼시에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그 매력에 빠져 살았다"고 했다.

서울 오가며 기술 전수…매일 연습 매달려

스쿼시가 좋아 서울을 찾아가 기술을 배우고 시합에 출전하면서 하나의 욕심이 생겼다. 바로 스쿼시연맹을 만드는 일이었다.

다들 스쿼시가 좋아 의기투합하긴 했지만, 연맹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경남체육회에 정 가맹단체가 아니어서, 경남도로부터 보조금도 받을 수 없어 재정난에 허덕이며 연맹을 만들고 없애는 일이 반복됐다.

그는 "스쿼시에 대한 열정만으로 뭉쳤지만, 연맹을 운영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 "어렵게 만든 연맹인 만큼 지금도 1세대 멤버들이 시합이나 행사가 있으면 내 일처럼 도와 준다"고 했다.

경남스쿼시연맹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건 지난 2009년부터다.

그가 전무이사를 맡은 2009년은 이듬해가 경남에서 전국체전이 열리는 터라 도 체육회로부터 대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남자 3명, 여자 3명과 경남체육회 스쿼시팀을 만들어 초대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김 전무는 지난해 진주에서 열린 제91회 전국체전에서 일반부 3위 등 종합 3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기도 했다.

김광석 전무는 "홈 어드밴티지도 있었지만, 선수 대부분이 도내 출신이라 경남에서 열리는 체전에서 뭔가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다"며 "창단 2년 만에 전국체전에서 3위에 입상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요즘 부쩍 공을 들이는 일은 학교 팀을 창단하는 것이다. 선수 육성 없이는 경남 스쿼시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재정 여건에 연맹 결성·해체 반복

김 전무는 "조만간 창원신월고에 여자부 팀이 창단할 예정이고, 남자 고등부와 중등부팀 창단도 관심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경남에는 어린 스쿼시 유망주가 많은 만큼 팀 창단만 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경남스쿼시연맹은 올해 이철국(미래전자 대표) 회장이 취임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하나 세웠다. 선수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전용경기장을 건립하는 것이다. 도내에는 창원 서부스포츠센터와 스카이 스쿼시장, 양산대 등 시합을 할 수 있는 코트가 3곳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선수들이 일반인들이 운동하는 시간을 피해 연습을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전무는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면서 "연맹 차원에서 지자체와 활발한 논의를 해 스쿼시 전용경기장을 건립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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