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최덕재 한국은행 경남본부 기획조사팀장

"누군가에게는 좀 불편한 이야기일지라도 누군가는 해야 하고, 그것이 우리 한국은행에 주어진 역할 중의 하나라면 그것 또한 당연히 해야 하지요. 더구나 고향 경남이 발전하는데 도움되는 것이라면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한국은행 경남본부 최덕재(48·3급) 기획조사팀장이 최근 한은 경남본부가 내놓은 주택가격 관련 보고서와 경남 음식 관련 보고서를 두고 한 말이다.

한은 경남본부는 얼마 전 '경남지역 주택가격 급등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뼈대는 창원, 김해 등의 주택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이는 서민 물가 부담,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런 지적은 창원·김해 등 주택가격 급등 지역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지적이다. 한창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는데 찬물을 부은 격이기 때문이다.

또 자치단체도 그리 달갑게 여길 만한 보고서는 아니었다. "집값이 이렇게 '미친 가격'으로 오르고 있는데 지자체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뭘 하고 있느냐"고 쓴소리를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작년부터 창원 김해 주택가격이 오른 것은 경제 성장에 따른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올랐고, 특히 올해는 벌써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넘었다"라며 "주택가격은 적절하게 올라야 지역발전에 도움도 되고 지속 가능한데 이런 식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경남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아 이에 대한 보고서를 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팀장은 지난 2월 '경남지역 요식업 현황과 육성 방안-관광과의 연계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호남을 비롯한 전국 일부 시·도는 경남처럼 제조업이 발전하지 않았지만 관광이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 과정에서 음식산업이 크게 이바지한 점을 주목하면서 경남도 음식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요약을 하면 '요즘 관광객 입맛에 맞는 경남 음식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심각하게 지적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최 팀장은 "서울, 경기 지역 사람들에게서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경남에는 볼거리는 좀 있는데, 입맛에 맞는 먹을거리가 별로 없어서 도시락 싸 가야 되겠다'는 말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 팀장은 "제조업이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고 중요하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치면 한방에 쓰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광은 일시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런 위험은 없습니다. 또 경남은 남해안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자체나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들께서 이 부분에 관심을 두게 하려고 기획을 했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팀장이 경남의 이런 문제점에 관심을 두는 것은 한국은행 경남본부 기획조사팀 고유 업무이기도 하지만 고향 사랑이라는 측면도 있다.

최 팀장의 고향은 미더덕으로 유명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이다. 마산상고를 졸업하고 1982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마산 오동동에 한국은행이 있을 당시 1년 6개월 남짓 근무하다 서울 본점으로 발령이 나 본점에서 근무하면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다. 본점 인사부, 발권부를 거쳐 경제통계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업무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지난해 8월 경남본부에 발령을 받아 20여 년 만에 고향에서 다시 근무를 하게 됐다.

2년 지방 근무 후 본점으로 이동하는 한국은행 인사제도대로라면 최 팀장은 내년쯤 다시 서울 본점으로 가게 된다.

최 팀장은 "강성윤 경남본부장께서 우리 한은 경남본부가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데 많은 관심을 두고 지원을 해주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지역 전문가와 우리 경남본부, 서울 본점의 경제연구원 등 3자가 협력해 지역 발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굴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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