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억 원 들여 조형물 분수 설치 추진…시민단체 "부조화…에너지·예산 낭비"

옛 마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임항선 철도 주변을 숲길로 조성하는 '임항선 그린웨이'사업을 두고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시가 사업 구간에 수억 원의 조형물 분수대 등 설치를 계획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임항선 그린웨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 마산세관에서 마산회원구 내서읍 마산대학까지 이어지는 총 14.5㎞의 임항선과 경전선 폐선 철길 부근을 나무와 꽃길, 산책로, 자전거 도로, 운동시설, 쌈지공원 등으로 가꾸는 사업이다. 옛 마산시가 계획해 지난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사업비 200억 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마산회원구 내서읍 마산대학까지 이어지는 14.5㎞의 임항선과 경전선 폐선 철길 부근을 숲길로 조성하는 임항선 그린웨이 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수억 원의 분수대 설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왼쪽의 공사구간이 바닥분수가 들어설 예정지역이다. /박일호 기자

27억 원을 들여 마산세관부터 옛 마산시의회까지 1㎞ 구간 가운데 600m 공사를 지난해 마쳤으며, 올해 나머지 400m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구간에 수억 원을 들여 바닥 분수와 조형물 분수대 설치가 추진돼 사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기 마산YMCA 기획부장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를 제기했다. 이 부장은 14일 "현장 답사를 통해 공사 관계자에게 들은 설명으로 1㎞남짓 구간에 2개의 분수가 설치되고 8억 원이 여기 들어간다"면서 "그린웨이는 글자 그대로 길이고, 분수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창원 도심 분수들도 최근 에너지 절약 말이 나오면서 모두 가동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부장은 "옛 마산·창원·진해를 상징하는 기둥 세 개가 배 한 척을 받치는 통합 창원시 상징 조형물도 세우는데, 도시 곳곳에 이를 세우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 예산으로 그린웨이 녹지 조성에 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14일 오전 11시께 마산합포구 중앙동 경동메르빌 아파트 뒤편 바닥 분수가 설치될 장소를 찾았다.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분수가 들어설 곳은 터를 파고 콘크리트를 부어 넣은 상태였다. 큰 물탱크도 하나 있었다.

조형물 분수대 설치가 예정된 곳은 마산세관과 돝섬 여객선 터미널 중간 지점이다. 이곳을 임항선 그린웨이 투어 출발점으로 걷는 사람들의 모임 장소로도 활용한다는 것이 창원시 계획이다. 바닥 분수와는 600m남짓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에 대해서도 이 부장은 "임항선은 경사가 심해 바닷가보다 지형이 높은 석전동 쪽에 출발 지점이나 모임 장소를 둬야 걷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창원시 녹지조성과는 사업 구간 가운데 분수를 설치할 자리가 이곳밖에 없고, 사업비도 8억 원이 채 안 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녹지조성과 관계자는 "분수가 설치되는 장소는 임항선 그린웨이의 중심이다. 다른 구간은 평균 11m로 폭이 좁아 분수를 설치할 수 없다"며 "바닥 분수 설치비까지 2억 원이고, 규모가 줄어들 조형물 분수대를 합하면 8억 원에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징물이나 분수는 2009년 설계 당시 주민 설명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나왔다. 항구도시 이미지를 담았던 배 조형물은 태풍 등에 약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다른 디자인으로 바꾸고 있다. 이달 말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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