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 '끈끈한 인연' … 4대강 사업으로 주가상승하기도

지난 11일 로봇랜드 실시협약서에 서명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민간사업자' 자격을 얻은 울트라건설. 지난해 로봇랜드 특위를 구성하게 한 각종 소문의 주인공인데다 도내에서 여러 사업을 해왔지만, 이번 실시협약 체결식으로 지역사회에 정식으로 데뷔한 셈이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울트라건설 강현정(39) 대표이사는 "국가 선도 프로젝트를 경남에서 진행하게 돼 영광"이라며 "좋은 작품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은 경남에 낯선 기업의 30대 후반 여성 CEO가 유난히 눈길을 끈 것은 사실이다. 강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어머니 박경자 회장과 함께 부친 고 강석환 회장을 이어 울트라건설을 운영하고 있다. 모기업은 1965년 설립된 유원건설(주)로, 1994년 회사정리절차 개시를 신청, 1996년 한보건설(주)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고 1997년 한보그룹의 부도로 1998년 법정관리가 시작되면서 다시 이름을 유원건설(주)로 바꿨다. 두 번의 부도를 맞으며 부침을 겪던 유원건설(주)을 고 강석환 회장이 2000년 미국 울트라콘과 M&A 계약을 체결해 인수하고, 2001년 지금의 사명인 울트라건설이 됐다.

2011년 토목·건축 종합건설사 도급순위 55위(지난해 66위), 시공능력 4618억 94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총 종업원은 424명이다. 그러나 주로 도로·터널·철도·교량을 지었고, 최근에는 아파트 사업도 했다. 놀이시설과 같은 비교적 창조적인 사업은 처음이다.

주식시장에서 울트라건설은 '이명박 주'로 통한다. 이 대통령이 명운을 거는 4대강 사업의 동반상승 주식이라는 것인데, 고 강 회장의 이력에 '순복음 실업인 선교연합회 감사'(2001년)에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장로'가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한·일 해저터널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이날 강 대표를 다시 보게 된 것은 경남이 자신의 연고지라고 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연고지가 경남인 저로서는 이 사업을 반드시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강석환 전 회장의 고향은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다. 어머니 박 회장도 진주 출신이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한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유원건설이 경남에서 공사를 많이 했다. 하동 하사지구 농지를 정리하는 등 당시 1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를 맡았다"며 "지역업체가 느끼기에는 경남과 인연이 깊은 업체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업체 관계자도 "유원건설의 모태가 함양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인연이 있다"며 "20년 전 경남에서 사업하던 유원건설이 울트라건설로 바뀌고서 도내 사업 진출을 많이 염두에 뒀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번 마산 로봇랜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울트라건설은 공공부문 공사 도급 전까지 자기자본 외 950억 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 약속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 실시협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남도는 지금까지 진행된 절차를 원점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첫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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