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시민운동 현장서 물러나는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걸리적거릴 때 그만두는 것보다 아쉬울 때 그만두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30년 넘게 일하면서 크게 실수하지 않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지요."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은 지난 시기 30년 1개월 동안 시민운동을 벌여온 데 대한 소회를 두 문장으로 정리했다.

전점석 총장은 지난 12일 열린 제107차 정기이사회에서 2월 28일자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이고 명예사무총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YMCA 사무총장은 임기가 없고 65세가 정년이다. 예전에는 정년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고 요즘은 62~63세에서 그만두는 일도 늘고 있다. 전 총장은 16일 "60살이면 환갑인데, 실무 책임을 60을 넘겨서까지 맡는 게 합당하지 않다고 여겨 결단을 했다"고 했다. 총장직을 명예나 권력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 총장은 16일 "명예총장은 '그동안 수고했다'고 공식 인정해 주는 것인데, 정말 고마운 일이고, 과연 그 정도로 대우를 받아도 되는지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신뢰를 갖고 동참해준 많은 이들 덕분에 한 눈 팔지 않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달 28일자로 사직하기로 한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민병욱 기자

전 총장은 또 "퇴임해도 해온 활동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 창원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면서 "1970년대가 국가권력에 대한 비판, 80~90년대가 지방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참여였다면, 앞으로는 주민의 조직적인 참여를 통해 마을을 특성 있게 바꾸는 일이 중심이다. 또 인터넷을 바탕으로 자기 표현을 정확하게 하는 청소년과 시민사회를 보다 활성화하는 역할이 내게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 시민사회운동 선배로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이라면 자신의 일상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마음공부, 즉 성찰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이밖에도 "활동가와 전문가의 결합은 대안운동에서 중요하다"면서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상호간의 불신이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81년 부산에서 YMCA활동을 시작한 전 총장은 87년부터 2002년까지 진주에서 사무총장을 지냈고, 2002년부터 창원YMCA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진주에서 15년 간의 활동은 단행본 <진주에서 지역운동하기>로 남겼는데, 9년 간의 창원 활동도 책으로 엮어 지역의 경험으로 축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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