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속도로 2명 사망 사고…KTX 지연으로 승객 발 동동

서울과 경기 등 중부 지역에 밤새 많은 눈이 내리면서 KTX(고속열차)의 출발과 도착이 늦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30일 마산역과 창원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께 마산역에서 떠나야 하는 서울행 KTX가 1시간 정도 지난 오전 10시 52분에 출발했다. 이 열차는 창원역에 오전 10시, 창원중앙역에 오전 10시 8분 정차할 예정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승객 100여 명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역마다 승객들이 항의하는 일이 잇따랐으며, 마산역은 20여 차례 안내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마산역 오전 9시 55분 출발 KTX는 오전 6시 35분에 서울에서 출발해 마산역에 도착하는 KTX가 내부 정비와 청소 이후 다시 서울로 가게 돼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마산역으로 오는 열차가 오전 9시 34분이라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여 늦게 도착했다.

앞이 안보일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 30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벽산블루밍 아파트 옆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함박눈을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는 중부지역에 많은 눈이 쌓여 KTX 차량 일부 고장에 따른 정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공사(KORAIL)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수도권을 비롯해 중부에 눈이 많이 오다 보니 하행선 동대구역까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운행했다"며 "KTX는 노면이 미끄러우면, 자체적으로 헛바퀴가 도는 현상이 나오기도 해 속도를 낼 수 없어 후속 열차까지 연쇄적으로 지연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역 관계자들은 "앞으로 날씨가 풀려 연착되는 일 없이 상·하행선 운행에도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중부지역에 많은 눈을 뿌린 구름대가 경남으로까지 넘어와 산발적으로 많은 눈발이 휘날리면서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30일 오전 10시 20분께 남해고속도로 함안 나들목에서 무쏘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2명이 숨지고 어린이 2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진주 방면에서 함안 요금소로 진입하던 ㄱ(69·사천시) 씨의 무쏘 차량이 폐쇄된 콘크리트 구조물과 정면으로 충돌해 조수석에 있던 80대 할머니가 숨지고, 가족으로 보이는 7살 어린이와 5살 어린이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산청군 생초면 갈전리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대전 방향 95.3km지점에서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길을 가로막아 뒤따라오던 차량 20여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탓에 생초 나들목에서 산청 나들목까지 차량 통행이 2시간여 동안 통제돼 차량들이 국도 3호선으로 우회하는 불편을 겪었다.

특히, 거창에서는 이날 오전 곳에 따라 적설량 10㎝가 훌쩍 넘는 폭설로 시내·시외버스 36대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이 마비되면서 지역민들의 발이 꽁꽁 묶였다. 거창군은 새벽부터 전 공무원에 비상 소집령을 내리고, 제설 작업을 벌였다. 거창군 농업기술센터 역시 축사와 비닐하우스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울러 지리산 국립공원 사무소는 폭설로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입산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지리산 정상 부근에는 30㎝ 이상 눈이 쌓이면서 바람마저 강하게 불었고, 탐방로 식별도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무소는 31일 새벽에도 많은 눈이 오겠다며 입산 통제가 불가피하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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