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예산삭감에 "안홍준 의원 입김" "선명성 경쟁" 말 많아

"김두관이 하면 무조건 싫은 거지."

무상급식과 어르신 틀니보급사업 예산이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은 <경남도민일보> 인터넷 기사에 이 같은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발목잡기'인 이 누리꾼은 또 "한나라당 경남도당 위원장 안홍준 의원의 입김이라 사료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한나라당 도의원들이 "경남도민을 위한 일이라면 도와줄 건 도와주겠다", "지방자치에는 정당 구분이 없다" 등의 정치적 레토릭을 사용해왔지만 결과는 항상 김두관 정책 차단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말들이 많다.

경남도 조직개편안 저지에서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도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가 2011년 경남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손석형 경남도의원과 김두관 지사. /경남도민일보DB

실제 2011년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예산이 삭감된 항목은 김두관 지사의 주요 공약 사업과 낙동강 관련 사업이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예산 삭감 항목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역시 무상급식 예산이다. 235억 원 중 118억 원이 삭감됐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사업이 바로 어르신 틀니보급 사업이다. 20억 3500만 원이 전액 삭감됐다. 또 건설소방위원회는 낙동강 살리기 토론회 개최 예산 3500만 원을 꼼꼼하게 삭감처리시켰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모 도의원은 "한나라당 도의원들 내에서도 미묘하게 정치적 경쟁관계가 형성되곤 하는데, 중앙당이나 도당의 지침에 대해서는 서로 선명성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 도의회 내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조직적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두관' 이름 석자가 들어간 사안이 나올 때마다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다잡는 모습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손석형 민주개혁연대 대표는 "정치적 이념을 잣대로 김 지사의 주요 공약사업을 가로막았다"며 "한나라당의 정치적 이론일 뿐이지 도민들이 바라는 정책 대안은 아니지 않느냐"고 밝혔다.

도의회 외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도민에게 복지 혜택이 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을 해야 하는데 정당의 정치적 차이로 입장을 정하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당 간 경쟁에 도민 이익이 파묻히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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