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모터스 전기스쿠터 '에바' 시승기…주행력·연료비·안정성 갖춘 '팔방미인'

S&T모터스가 국내 처음으로 대량생산을 시작한 전기스쿠터 '에바(EVA)'.

시승식에서 처음 본 에바의 첫 인상은 대학에 갖 입학한 새내기 같았다.

아담한 체구에 클래식한 외모, 발랄한 색상이 눈길을 끈다.

한편으로는 깜찍한 외모 때문에 과연 엔진 스쿠터만큼 잘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든다.

본보 조재영 기자가 국내 최초 양산 전기스쿠터 '에바'를 시승하고 있다. / 박일호 기자

시동키를 오른 쪽으로 돌리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계기판 화면에 속도계와 배터리 잔량 표시 등이 나타난다.

어디선가 요즘 유행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스쿠터 앞쪽에 스피커와 MP3가 내장되어 있고 USB포트도 있어 원하는 음악을 얼마든지 들으며 달릴 수 있다. 또 시트 아래에는 안전모, 가방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자동차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는 기본이지만, 모터사이클에서 음악을 들으려면 값비싼 수입 모터사이클을 타거나 일반 모터사이클에 별도로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 오디오시스템을 장착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겨우 50∼100CC급 스쿠터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자! 이제 외모 때문에 품었던 의심을 풀어볼 차례다.

에바는 이동 수단이다. 이동 수단의 가장 기본적인 능력은 달리기다.

오른쪽 핸들의 액셀레이터 그립을 살짝 돌리자 부드럽게 출발한다. 서서히 속력을 높이자 저항감이 거의 없이 쭉 뻗어나간다. 그런데도 소음은 없다. 다만 가속할 때 모터가 돌아가는 '웅∼'하는 소리가 잠시 들릴 뿐이다. 스쿠터 속도계가 금세 55km/h를 가리킨다.

이 정도라면 같은 급 엔진스쿠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도로는 평탄한 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다.

이동 수단의 달리기 성능은 오르막에서 잘 나타난다. 평지에서 잘 달리다가도 오르막을 만나면 맥을 못추는 이동 수단은 반쪽짜리다.

공장 내 제법 고도 차이가 나는 오르막 도로 주행을 시도했다.

오르막 중간에서 힘이 모자라 속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했다. 하지만 곧 괜한 걱정이었음을 알게 됐다.

에바는 오르막도 잘 달렸다. 짧은 오르막 구간이었지만 시속 35km/h가 나왔다.

달리는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멈추는 능력이다. 달리는 능력만 있고 멈추는 능력이 약한 이동 수단은 사람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에 가깝다.

내리막을 달리다 급제동을 했다. E-VA가 금세 반응하며 멈췄다. 앞뒤 모두 제동력이 뛰어난 디스크 브레이크가 기본 장착되어 있는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에바의 콘셉트, '친환경 근거리 이동 수단'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손색없는 달리기 능력에 예쁜 외모, 소음도 없고, 공해물질을 배출하지도 않고, 연료비(전기료)까지 저렴한 에바.

외부에서 간편하게 충전할 곳이 아직은 많지 않은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3시간 충전으로 최대 120㎞까지 달릴 수 있으니 출·퇴근, 통학에는 이 만한 동반자가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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