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사모'에 참여한 블로거들이 말하는 '나는 이럴 때 화난다'

'경남낙사모'에 참여한 블로거들에게 사진전을 벌이는 이유를 묻자 '그러고 싶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4대 강 사업을 놓고 갑론을박하기 전에 사람들이 지금 낙동강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목적도 좋고 그렇게 뜻을 공유하는 것도 괜찮다. 그런데 이들이 구태여 거리로 나선 이유는 뭘까. 그래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몇몇 블로거에게 대놓고 물었다.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가?

블로거 염좌는 상식을 얘기했다. 그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했다.

"교통사고가 나잖아요. 힘 있고 배경 있는 애들은 별문제 없이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보통 사람은 죄인이 돼요. 비상식적이잖아요."

낙동강 문제도 그렇다. 지율 스님이 찍은 사진을 보면 재앙이나 다름없는 사업이 '환경 정비 사업'이라는 이름을 거는 게 '비상식적'이다.

블로거 천부인권은 한쪽에서는 허락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게 견딜 수 없다고 했다. 평등·공정을 말하는 듯했지만, 어투는 조금 달랐다.

"같은 죄를 지으면 같은 벌을 받으면 돼요. 군대 안 가는 게 죄라면 병역을 회피한 사람은 모두 벌 받든지, 그게 아니라면 모두 벌을 받지 않으면 되지요. 누구는 벌 받고 누구는 넘어가고…. 그건 안 돼요."

블로거 실비단안개는 "공무원이 말을 한 번에 못 알아 듣고 되물을 때 가장 화난다"며 웃었다.

"저는 얼마 전까지 세상을 전혀 모르던 평범한 주부였어요. 우연한 계기로 블로그를 하면서 세상을 조금씩 알게 됐지요. 그런데 블로그를 통해 세상을 접하다 보니 부조리한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더군다나 그런 부조리가 바로 내 옆, 우리 지역에서 벌어진다는 게 참을 수 없었지요."

실비단안개는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열혈 행동가'로 꼽힌다. 그는 사진전에 참여하면서도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서명지를 들고 다닌다.

실비단안개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돕고, 부조리한 일을 보면 나서는 게 살면서 다 보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그만큼 나에게 돌아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블로거 파비는 "상식은 간결하고 명쾌하며 복잡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뻔한 진실을 복잡하게 만들어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보면 화난다"고 말했다.

블로거 달그리메는 세상에 자신을 화나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단언했다.

"원래 세상이 그런 것인데 제가 화를 내서 뭐 하겠어요. 저는 정말 저를 화나게 하는 게 없어요. 다 그런가 보다 생각해요."

그러자 주변에서 교육 문제는 열을 올린다며 핀잔을 준다.

"세상이 어떻든 개인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변화가 모이면 세상도 자연스럽게 변하겠지요."

화나는 일이 없는 달그리메가 움직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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