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설계·가구 제작 등 참여…강동원 이니셜 따 이름 정해

'김해 장유 덕정공원을 마주한 아늑한 카페'. '2009년 김해 건축대상을 받은 아름다운 건물'. 하지만, 어떤 표현도 '배우 강동원 씨 누나가 운영하는 카페'만큼 '카페g'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듯하다.

◇ 건물 설계부터 강동원 씨 참여 = '카페g'가 있는 김해 장유면 관동리는 장유나들목에서 차로 5~10분 정도 거리다. 아파트단지로 개발된 마을은 모양새를 완전히 갖췄다기보다 한창 만드는 듯한 모습이다. 주거 단지가 중심에 모여 있고 주변은 낮은 산과 녹지가 둘러싸고 있다. 이곳에는 덕정공원이 있어 주민들에게 충분한 쉼터를 제공한다. 한쪽에는 폭이 제법 넉넉한 내도 흐른다.

카페g는 덕정공원을 마주한 곳에 있다. 주변에 다른 음식점과 카페도 보이는데 서로 넉넉하게 떨어져 있다.

카페g는 전체적으로 깔끔한 노출 콘크리트 구조다. 건물 설계부터 강동원 씨가 참여했다고 한다. 재료가 지닌 성질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재료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면 된다. 여기에 2·3층 벽을 목재로 마감해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카페지만, 강동원 씨 가족이 생활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점을 고려한 듯했다.

1층은 카페라고 하면 그릴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야외 테라스와 내부 공간을 유리문이 나눴는데, 문 안쪽으로 주문을 받는 곳이 보였다. 건물을 등지고 오른쪽에는 1층 가게로 통하는 문과 2층 계단이 보이는 현관이 있다. 이 카페 내부는 전체가 금연이다. 외부 테라스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니 맞은편 길로 조깅을 하는 주민들이 심심찮게 지나간다. 주문한 음식을 들고 2층으로 갔다.

   
 

 ◇ 강동원 씨 카페인 듯, 아닌 듯
= 이 건물에는 강동원 씨 가족이 산다. 카페는 누나가 운영하며 부모님도 함께 있다. 건물 지하는 아버지가 취미 생활을 즐기는 곳이라고 한다.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은 3층이다. 카페 뒤쪽에는 텃밭도 있다. 강동원 씨는 간혹 휴식을 취하고자 들른다고 한다. 그런 강 씨를 위해 3층에 독립적인 공간이 또 따로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카페 내부에서 강동원 씨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전에는 강 씨 사진도 많았다고 하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조용한 분위기를 위한 협조와 금연을 당부하는 글을 적은 칠판만 놓여 있다. 스타가 한 번 들렀다는 것도 자랑이 되고 기념사진이나 사인을 걸어놓은 가게를 생각한다면, 카페 안에서 강동원 씨 가족이 운영한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

◇ 카페에서 겨우 찾은 강동원 씨 = 배우 강동원 씨 흔적을 찾기까지 한참 시간이 걸렸다. 2층 가구 중에는 강 씨가 디자인한 것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앉은 자리 뒤에 작은 소품을 진열한 장식장이 눈에 띄었다. 손바닥 만한 타자기가 신기해 글쇠를 누르는데(눌러지지 않았다), 옆에 축구 선수 모습을 한 작은 인형이 비스듬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인형 얼굴 부분에 있는 강동원 씨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엄지손톱만 한 크기였다. 강동원 씨 이름 머리글자라는 카페 이름 'g', 그리고 작은 인형 속 강동원 씨 사진. 그 이상은 없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해가 지자 중년 여성들이 2층으로 올라왔다. 실내 공기가 춥다며 이곳저곳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결국 구석 쪽으로 자리를 정했다. 1층에는 남녀 한 쌍이 한쪽 구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예상보다는 한적하고 소박한 카페 풍경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강동원 씨 누나는 결국 만나지 못했다. 나중에 카페 직원에게 취재 연결을 부탁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사장이 이런 노출을 원하지 않지만, 요청은 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더는 진행되지 않았다.

카페g는 스타 가족이 운영하는 카페다. 하지만, 카페는 전혀 그런 설렘과 부담을 연출하지 않는다. 모두 빼고 편안함만 남긴 공간이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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