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경영학부 7학기 만에 조기 졸업

4년간 대학에 다니면서 57개 전 과목 A+를 받았다고 한다. 20일 7학기 만에 경남대 경영학부(경영학 전공)를 조기 졸업하는 박은진(23·김해시 진영읍) 씨 성적 얘기다. 경남대에서 최근 10년간 처음 있는 일이며, 전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예다.

그는 대학 2학년부터 이미 성적을 알던 이들에게 "진짜 독하다"는 말을 들었다. 별명에도 성적이 반영됐다. '과 탑(TOP)'. 그의 이야기는 대학사회를 들여다보게 했다. 

   
 

그는 '토크쇼'를 좋아한다. <황금어장> <승승장구> 같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TV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그가 꿈꾼 대학도 그랬다.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 캠퍼스의 낭만도 좋았지만, 교실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 자연스런 소통을 바랐다.

고등학교만 해도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하면, 모두 대답하거나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와 다를 거라고 기대했던 대학은 더 심했다. 수업 도중 교수가 뭔가 물으면, 대답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교수 연구실은 이미 학생들에겐 무섭거나 껄끄러운 장소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궁금하면 교수 연구실도 수시로 찾아갔고, 수업 마칠 무렵 질문도 여러 차례 했다.

성적엔 비결이 따로 없다. "집중하면, 옆의 친구가 불러도 잘 모를 정도"라고 했다. 메모도 꼼꼼히 했다. 과제가 있으면,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인터넷뿐만 아니라 논문 자료도 뒤적거렸다.

중학교부터 성적을 보여주면, 활짝 웃는 부모님 얼굴이 좋았다. "20살 넘어서도 부모님에게 지원받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더구나 사립이라 등록금도 만만치 않아서……. 부모님 어깨 펴게 하는 길이었어요."

졸업해서 마음이 조급하기도 하지만, 성급히 가진 않을 생각이다. 원래 교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

부모는 대학원에 가라 했지만, 젊을 때 직장생활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실에만 있는 교수와 기업에서 일해본 교수는 분명히 달랐어요. 경험이 있으면 덧붙이는 사례도 많아 설명이 풍부했던 것 같아요. 직접 입사해 조직행동론에서 배운 조직 갈등이나 유형 등을 다시금 알아보고 싶어요."

높은 학점을 보고 사람들이 대학 시절 내내 공부만 한 것으로 오해하는 건 아닐지 겁도 난다고 했다. 박 씨도 송승헌과 주진모 등 잘생긴 배우를 좋아하고, 미국 힙합 가수 에미넴의 음악과 기차 타고 혼자 여행하길 즐기는 젊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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