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의장 선거, 민주개혁연대 "불복종 운동 불사"

경남도의회가 개원 첫날부터 정치적 격랑에 빠져들었다. 5일 비한나라당 의원 21명이 빠진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 38명 전원 찬성으로 한나라당 허기도 의원(산청군)이 의장, 박동식 의원(사천시)과 황태수(창원시)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구성을 둘러싼 한나라당 의원과 비한나라당 의원 간 힘겨루기 양상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도의회 의장 대표성과 김두관 도정 견제론까지 논란에 가세함에 따라 당분간 파행 운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자 1·2면 보도, 관련기사 3면>도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5일 임시회에서 민주개혁연대와 무소속 의원, 그리고 교육의원 21명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함으로써 도의회는 개원 첫날부터 반쪽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민주개혁연대 손석형 대표 의원(민노당)은 의장 선거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통성이 없는 의장단을 향해 불복종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도의회에는 교섭단체 및 구성에 관한 규칙이 엄연히 있다. 경남도의회의 정체성이고 관례인 이 정신을 한나라당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 외에도 엄연히 원내 교섭단체 요건을 갖춘 단체가 있는 만큼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통합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도민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이다."

또 김해연 의원(진보신당) 역시 "소수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것이 바로 독식이고 독재"라며 "비민주적 의장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비한나라당 21명 도의원은 전원 본회의장을 퇴장했으며, 도의회 정문 앞에서 '경남도의회는 죽었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5일 오후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교육의원·무소속 의원들이 도의회 의장단 선거의 한나라당 독식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나라당의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의장단 구성 욕심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경남도의회는 죽어버리고 말았다"며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 한나라당 의총에서 우리의 대화 노력에 성실히 임할 것을 기대했으나 개개인 의원들의 자리 욕심만 확인했을 뿐 어떠한 진전된 성과도 내지 못하고 결국은 의회 운영의 파행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야권 후보들의 집단 반발에 대해 한나라당은 '도의회 선거 규정을 준수하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한나라당 김오영 대표 의원은 "야 3당의 도의원들은 경남 도정에서는 여당의원이고, 한나라당은 야당의원"이라며 '경남 도정 여소야대론'을 펼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이 정당을 달리한다는 것은 정치적 이념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민주개혁연대 소속 정당들이 정치적 이념이 각각 다름에도 정치적 연대를 언제까지 할 것인지 도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며 "부의장 1인, 상임위원장 2인의 할당용 연대는 아닌지 한나라당은 몹시 궁금할 따름"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도의회 상임위가 파행으로 운용되면 김두관 도정도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에서 한나라당발 김두관 견제론이 공식화·본격화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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