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 든든한 영업서포터 자신"

15∼20여 년 전 수많은 IT 벤처 기업들이 창립했다.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유행어를 퍼트리기도 한 경제 트렌드가 되기도 했는데, 어쨌든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한 원동력이 됐음은 분명하다.

이 시기 집중적으로 설립된 회사 중에는 IT 강국을 대변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가 있는가 하면, 대다수 업체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이렇게 명멸하는 업계 상황에서 10년 넘게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동해 왔고, 이제는 지역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서포터 역할을 하는 업체가 있다는 건 뿌듯한 일이다.

'흐름코퍼레이션'은 1996년 자본금 400만 원으로 설립한 회사로 김철현(40) 대표이사를 비롯한 4명의 창립 멤버가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같이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학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  전국 350∼400개 업체 담당

   
 
 
이들이 활동한 동아리는 애니메이션·영상을 제작했는데, 이때 이름도 '흐름'이었다. 사운드·영상·3D·애니메이션·연출 등으로 전문 파트를 나눠 연구하고 공부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당시 태동 단계였던 멀티미디어 학습자료를 교육청과 함께 만들게 됐고, 이것이 회사 창립의 출발이었다.

벤처 기업 창업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3∼4년 동안 기천만 원의 매출로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웠고, 창립 멤버들이 하나둘씩 떠나갔다. 경쟁 또한 심했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직접 영상물을 찍어서 만드는 CD 프로젝트 등으로 활로를 뚫고 나갔기 때문이다.

흐름코퍼레이션은 현재 창원 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50∼400곳의 고객사가 추진하는 웹솔루션과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도내에서는 몇 안 되는 공인디자인 업체로 등록돼 있어 각종 관공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흐름코퍼레이션이 영위하는 활동이 곧 이들 기업과 관공서의 영업(홍보)활동이 시작되는 지점이 되는 것이다. 이때 김 대표는 무조건 포장하고,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디자인을 지양한다고 했다.

"회사와 제품 자체가 지니는 고유한 장점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그래서 의뢰한 업체도 모르고 지나칠 법했던 강점을 살릴 수 있게 하는 디자인이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과도하게 포장을 요구하는 업체가 있으면 저희는 솔직하게 너무 욕심부리지 마세요, 지금은 여기까지만 하십시오하고 이야기합니다." 이 대목에서 "당장 이익보다는 고객사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는 경영 철학이 드러난다.

이런 일도 있었다. 창원공단의 모 기계 제작 업체는 시제품을 제작해야 하는데 엔지니어와 예산이 빠듯한 상황에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때 흐름코퍼레이션이 3D로 구현한 시제품을 제작해 바이어에게 선보이게 됐는데, 김 대표는 이 업체 사장에게 "계약이 이루어지면 인건비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고객사들이 많고, 흐름코퍼레이션은 최선을 다해 그들과 상생하고 있다.

"고객사 경쟁력 향상 목표"

"단순한 스킬을 통해 고객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정보 제공과 마케팅까지도 우리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종합 에이전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의지"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또 그것이 김 대표가 일에서 찾는 보람이고 재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김 대표의 활동은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산업이 복잡해질수록 디자인의 중요성 역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나이는 올해로 마흔. 한창 일할 때이지만 이 업계에서는 늙은 축(?)에 속한다고 한다. 하지만, 흐름코퍼레이션은 창립 때나 지금이나 젊은 기운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IT 업체답게 이미 10년 전부터 주 5일 근무와 자유 출퇴근제를 도입하는 등 혁신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앞으로 전문적인 디자인 분야가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만큼 지역 고객사와 함께 심도있는 연구 개발까지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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