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멋쩍은 동계훈련, 창원기공 관리 비용 충당위해 외부 개방 '속앓이'

지난 5일 창원기계공고 천연잔디구장. 경남FC는 오후 3시 30분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훈련장소를 못 찾아 창원기계공고 운동장까지 찾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운동장을 사용하는 경남FC나, 빌려 준 학교 측이나 모두 마음이 편치 않아 보였다. 이유는 잔디에 있었다.

이날 운동장은 전날 내린 비로 흙이 딱딱하게 얼어 선수들이 밟고 지나간 잔디는 쑥쑥 뽑혀 나갔다.

훈련을 하던 한 선수는 "잔디 다 뽑힌다"라는 말을 내뱉었다. 조광래 감독도 계속 잔디를 밟으며 선수단 훈련보다는 잔디에 더 신경 쓰는 눈치였다. 조광래 감독은 "잔디 신경 쓰여서 이거 훈련이나 하겠나"라고 말했다.

운동장을 빌려준 학교 측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단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학교 관계자는 "잔디 엉망되겠다"라는 혼잣 말을 계속 내뱉었다.

창원기계공고는 지난 10월 학교운동장으로는 드물게 천연잔디구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곳곳이 노랗게 변색되는 등 관리부족에 대한 말이 많던 터였다. 관리비용 충당을 위해 주말 등 일부 시간에 대여료를 받고 외부에 개방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학교는 학교대로 어쩔 수 없이 개방해야 하는 처지였고, 경남FC는 연습구장이 없어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처지였다. 결국 잔디가 쑥쑥 뽑혀 나가는 모습 앞에서 빌려 준 쪽이나, 사용하는 쪽 모두 마음이 편치 않은 애처로운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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